미국과 유럽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도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워싱턴 소재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는 5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20개국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5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덴마크의 경우 이 기간 온실가스를 30%나 감축하면서 8%의 GDP 성장을 이루었고, 스위스는 가스 배출을 10% 줄이면서도 GDP를 28%나 끌어올렸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헝가리, 아일랜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유럽 선진국들은 3~24%의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1~47%의 GDP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의 경우 온실가스를 선진 유럽국가와 비슷한 비율로 줄이면서도 28~75%의 비교적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은 이 기간에 28%의 GDP 성장을 하면서 온실가스를 6% 줄였다. 특히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55.8억t에서 52.3억t으로 6% 줄이면서도 GDP는 4%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과 유럽 20개국이 15년간 감축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0억t에 달했다. 이 기간 이들 21개국은 제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 낮아졌다. 유럽의 경우 탄소 배출이 많은 제조업의 비중과 인구 증가율이 낮아진 데다 탄소배출세 부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에너지절감 기술 개발 등의 자구노력이 성과를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불가리아와 우즈베키스탄은 GDP 중 제조업 비중이 확대됐고 스위스와 체크는 제조업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배출가스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제조업 비중이 높아지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동조화현상을 극복한 사례다.
미국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 붐에 힘입어 석탄발전소를 천연가스 발전소로 대체한 것이 효과를 거었다. 천연가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탄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에너지정보국은 2020년까지 청정 발전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2025년까지 5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 추가 감축하면서도 13%의 GDP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줄고 있으나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5년간 100억t 증가했다. 중국의 배출량이 179% 증가한 것을 비롯,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170여국의 배출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난해는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4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