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삼성SDI가 내놓은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물량도 뜨거운 경쟁률 속에 매각됐다.
26일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2.61%(4000원) 오른 1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는 1.54%(1500원) 오른 9만9000원에 거래됐다.
전일 삼성그룹은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가 보유하던 삼성물산 주식 169만5000주(지분 0.89%)를 블록딜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 종가(15만3000원) 기준으로 약 2593억원 규모다. 블록딜은 10배 가까운 경쟁률을 보이며 할인율 없이 마무리 됐다.
해당 물량 중 130만5000주(0.69%)는 이재용 부회장이 사들였고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200만주(1.05%)를 취득했다.
대주주인 이 부회장이 직접 거래에 나서면서 삼성물산이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입지가 강화됐다는 해석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이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의 준비단계로 삼성물산의 시가총액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분할합병 전 삼성물산 시가총액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클수록 분할합병 후 통합 삼성물산에서 대주주의 지분율 희석이 최소화 된다”고 추정했다.
반면 삼성SDS는 이번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서 소외됐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오며 연일 내림세다. 삼성SDS는 이날 4.80%(9500원) 하락한 18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