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하성근 금통위원이 구조개혁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통화당국은 중소성장 기업에 대한 적절한 지원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인하보다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확대나 실효성 증대쪽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최근 채권시장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지난달말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채권시장에선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고3년물 금리가 8개월만에 기준금리와 역전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사실상 한은에 시장상황을 추수(追隨)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반면 대표적 매파로 분류되는 문우식 위원은 전망오차에 대한 인식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전월세 가격이 소비자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며 집세지수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여타 금통위원들도 지금의 성장동력 둔화와 저성장 고착화 문제를 일시적 총수요 진작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모습이다.
하 위원은 또 “중국 경제관련 리스크 확산, 미국 정책금리 인상 파장 및 향후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 국내 금융오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이와 관련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행태, 가계 및 기업부채의 변동행태 등과 간츤 상황은 우리 통화당국에게 보다 신중하고 정치한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주요 대내외 여건 전개와 관련 리스크를 면밀히 지켜보고 평가하면서 최선의 정책적 대응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최근 수출 급감에 대해서도 하 위원은 “구조적인 요인들이 수출 감소의 주된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문우식 추정 위원은 올해 성장모멘텀이 작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그는 “투자가 당초 전망보다 줄면서 회복세가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다.
이어 그는 경제전망의 수정과정을 전망오류의 증거로 인식하는데 대해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문 위원은 “경제전망은 가용한 정보를 최대한 반영해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절차”라며 “새로운 정보를 활용해 수정하는 것은 경제전망의 당연한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용정보를 활용해 오차를 줄여가는 피드백 절차를 개선하고 최초 전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가 현실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필요한때라고 밝혔다. 그는 “2015년중 아파트 전세가격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급등했으나 CPI중 집세의 경우 2.5%만을 기록, 실제 가구의 주거비상승률을 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 높다”며 “주거비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작게 반영돼 있다. 집세지수를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타 금통위원들도 구조개혁에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었다. A위원은 “금년도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 포인트는 구조조정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위원도 “구조개혁의 시급성과 불가피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확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C위원은 하향조정된 경제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금리수준은 여전히 완화적”이라고까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