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사진)이 "향후 7년에 걸쳐 1조원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할 예정"이며 "1년 안에 12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22일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재판에서 변호인 보충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으며 "이미 600억원은 현금으로 출연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위원회' 통해 계획 실천
정 회장은 이를 위해 출연기금의 구체적 용도와 운영을 관여할 가칭 '사회공헌위원회'를 올 하반기 안에 구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출연된 기금은 구체적으로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포함한 전 국민이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만드는 데 쓰여질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날 구체적으로 "서울시에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만들고, 광역시와 도청 소재지 등 12개 도시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차세대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며 "기금은 장애인ㆍ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시설 건립, 환경친화적ㆍ지구온난화방지 사업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 회장이 지난해 4월 19일 '1조원 출연'을 약속한 지 13개월 여 만에 구체적인 계획이 밝혀진 셈이다.
당시 검찰이 정몽구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자, 현대차그룹은 '대국민 사과 및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하고 정몽구 회장 부자가 소유한 글로비스 주식 2250만 주(당시 주당 4만4550원으로 시가 1조원)를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정 회장은 구속된지 61일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으며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정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글로비스 주식 환원' 불투명
그러나 이날 당시 약속했던 현대차의 자회사인 글로비스 주식과 관련한 언급되지 않아 의문을 남기고 있다. 현재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글로비스 주식은 전체 주식의 60%인 2천250만주이며 최근 증시 활황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1조원대 안팎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향후 재판에서 정 회장 부자가 계열사 비자금을 조성해 글로비스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확정되면 지분을 국가에 몰수당할 가능성도 있어 '글로비스 주식 환원'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이날 검찰은 재판부가 지난 공판에서 요청한 수사 관련서류와 국내에서 비자금 조성ㆍ사용을 처벌한 시기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했다.
법원은 다음 기일에 재판진행을 마치겠다고 밝혀 돌발 변수가 없다면 다음달 5일 오전 9시30분 열리는 공판에서 검찰 구형이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