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최악의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전세난의 심화로 전세가율 90%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이 같은 전세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ㆍ월세 거래량은 11만7280건으로 7월 12만2552건에 비해 4.3% 감소했다.
특히 전세거래만 보면 지난 3월 9만1371건에서 8월 6만3853건으로 급감했다. 저금리기조로 전세의 월세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데다 재개발ㆍ재건축의 진행으로 이주수요가 발생하면서 전세거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ㆍ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1만1400여건 중 월세 거래량은 전체의 4000여건으로 36.3%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종로구는 월세 비중이 무려 49.4%를 차지하기도 했다.
전세물량의 부족으로 전세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기준 주택전세가격은 지난 8월보다 0.55% 증가해 2009년 3월 이후 79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달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6420만원으로, 2년 전인 2013년 9월(2억8202만원) 보다 29.1% 비싸졌다.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역전한 곳 역시 심상치 않게 등장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월 매매와 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었던 수도권 1291개 아파트 중 12%는 전세가율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 중 20%에 달하는 29곳은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어섰다.
보증금을 낀 준전세와 준월세도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은 지난달 보증금이 많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배를 초과하는 월세)와 준월세(월세와 준전세 중간) 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각각 0.27%, 0.03% 상승했다고 밝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전세난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은 공급확대이지만 뉴스테이, 행복주택의 경우 입주를 해야 공급안정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많다고 보기가 어렵다”며 “금리인상이 늦춰지는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전세난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도를 줄이는 연착륙 방안이 모색해야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 전문위원은 “구조적으로 월세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다만 연착륙의 방법으로 간주임대료 부과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3억원이하 전용면적 85㎡이하에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로 확대해 전세공급 여건을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