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9월 25일 無傳溢言(무전일언) 지나친 말을 옮기지 말라

입력 2015-09-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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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내일부터 추석연휴다. 일가친척이 모이는 즐거운 명절이지만 자칫하면 안 모이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말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평소의 오해를 풀려다가 되레 문제를 키우거나 오히려 의를 상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요, 말은 해야 맛이라지만 젊은이들의 결혼이나 취직과 같은 민감한 문제는 아예 거론하지 않는 게 좋다. 재산 상속에 관한 것, 이념이나 정치에 대해서도 되도록이면 언급하지 않는 게 좋다. “말이 입 안에 있을 때는 네가 말을 지배하지만, 입 밖에 나오면 말이 너를 지배한다”(유대인 속담) 하지 않던가.

그러면 무슨 말을 해야 하나? 명절에 입 꽉 다물고 살 수도 없고. 어쨌든 말을 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두구(杜口) 함구(緘口) 폐구(閉口)는 다 입 닫고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지만, 그러지는 말고 결구(結口), 함부로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실구(失口)하지 말아야 한다. 실구는 실언과 같은 말이다.

공자는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초(楚)의 대부 섭공자고(葉公子高)가 도움말을 요청하자 이런 충고를 해주었다. ‘장자’ 인간세(人間世)에 나오는 글이다. 공자는 “평소 있는 그대로를 전하고 지나친 말을 전하지 않으면 우선은 안전하다”[傳其常情 無傳其溢言 則幾乎全]는 말부터 한다. 자기가 한 말이 아니라 그런 격언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렇게 말했다. “말이란 바람이나 물결과 같은 것이고 행위에는 득실이 있습니다. 바람이나 물결은 움직이기 쉽고 득실은 위험에 빠지기 쉽지요. 그러므로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은 이유가 다른 데 있지 않고 간사스럽고도 그럴 듯하게 둘러맞추는 데 있는 것입니다.”[夫言者風波也 行者實喪也 風波易以動 實喪易以危 故忿設無由 巧言偏辭] 어디까지나 진실되게 중용을 지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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