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26일 오전 임명장을 받고 공식 출범했다. 공식 출범한 정 장관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보건분야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복지분야에 대해서는 사실상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이 점에 대해 전문가들이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5일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최종 채택, 26일 임명장을 받고 오후 취임식 후 공식적으로 복지부장관직을 수행한다. 이로써 정 후보자는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17년만의 의사출신 복지부 장관으로 오르게 됐다.
의사 출신 장관인 만큼 정 장관은 제일 먼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명의 사망자를 낳으며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같은 경우를 차단하고자 보건의료 체계를 혁신할 계획이다.
정 장관 역시 지난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시점의 시급과제는 메르스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는 후속작업에 착수하는 것”이라며 “국민이 감염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가 방역체계를 재정비하고 국가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고 말하며 의지를 내보였다.
이어 그는 또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공공의료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 만큼 국가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복지 분야에 관련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는 스스로 ‘복지 문외한’이라고 인정하며 빠른 시일내에 공부를 마치고 정책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독립, 건강보험료 개편, 저출산 고령화 해경 방안 등 당장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태다.
야당에서는 “정 내정자는 스스로 복지에 문외한이라고 인정했고, 평생을 정형외과 의사로 살아온 사람으로 행정경험이라고는 분당서울대병원장 5년이 전부다”며 “게다가 의료정책을 다룬 적도 없고 감염병 전문가도 아니기에 장관으로서 부적격 판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김성주 의원은 “대통령은 정 내정자를 중동 의료수출의 적임자로 판단, 내정한 것 같다”며 “내정자는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통해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 장관의 ‘전문분야’로 꼽히는 원격의료는 복지부, 의료계, 병원계 사이에 견해 차이가 상당한 만큼 정 장관은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당장 정부 내부에서조차 첨예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체계 개선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진통 끝에 정치권이 구성하기로 합의한 ‘공적연금 강화와 노후빈곤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와 사회적 기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 강화를 둘러싸고 격론이 예상되는 만큼 복지부가 ‘중심’을 잡고 논의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올초 추진됐다가 보류된 뒤 재추진되고 있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 역시 올해가 가기 전 시급히 추진돼야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개편안도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