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 “한국판 네델란드병 발생 우려…구조적 저성장에 적극 대응하라”

입력 2015-07-23 09:07 수정 2015-07-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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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이 구조적 저성장 가능성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해 눈길을 끈다. 특히 저유가로 비롯된 원화 절상으로 제조업 기반이 붕괴될 우려까지 제기됐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기존의 3.1%보다 0.3%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됐다. 더군다나 이날 발표된 올 2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전기비 0.3%로 발표되면서 정부가 목표로 한 3%대에서 더욱 멀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2%대 저성장의 터널로 다시 진입한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과거 최소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구가하던 한국경제는 2012년 성장률이 2.3%로 떨어진 후 2013년(2.9%)에도 3%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방위적인 경기활성화 정책과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금리인하 조치로 성장률을 3.3%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예상치 못한 복병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 수출부진 등으로 경기는 다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 IB들은 한국경제가 구조적 저성장 가능성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한국이 생산성 둔화 및 구조적 수출부진 등에 따라 투자자들은 저성장이 한국의 뉴노멀(New Normal·기존의 고속 성장 대신 중저속 안정 성장)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데 주목했다.

SC는 임금대비 낮은 노동생산성 등으로 기업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기업의 수익 개선과 임금상승의 연결고리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소득증가율 둔화와 고령화에 따라 민간소비와 정부지출이 제약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 엔저 지속, 일본 경쟁기업들의 연구개발(R&D) 및 설비투자 확대 등도 수출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무역흑자 확대로 원화가 절상되면서 제조업의 수익성 저하 및 수출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판 ‘네덜란드병’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네덜란드병이란 1959년 네덜란드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돼 통화가 절상되고 이 탓에 제조업 기반이 붕괴한 현상이다.

해외 IB들은 우리 정책당국이 구조적 성장둔화 가능성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함과 동시에 한계점도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한은의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해외투자 활성화 정책 조합이 네덜란드병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자산 축적을 통해 유가 상승에 대비하고, 원화 절상 압력 완화로 제조업의 수출가격 경쟁력을 제고함과 동시에 기술혁신에 필요한 시간 및 재원 확보 등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

SC는 정부가 국회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대해서는 실물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시적·단기적 자금 투입만으로는 제조업 생산성 및 수출부문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작년 4분기와 올 2분기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각각 마이너스인 것에 주목하면서 현 원화가치가 상당히 높아 정부의 추가적인 수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밖에 SC는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저하가 심화한다면 한의 기준금리가 더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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