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이 주주환원을 위해 제시한 배당 상향 정책이 ‘무의미한 양보’라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변경 시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정관 변경과 이사회 재구성 등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3일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자료를 배포하고 “지난달 30일 삼성이 긴급 기업설명회(IR)을 열고 발표한 배당성향 상향 및 별도 지배구조위원회 설립 등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다양한 계획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의미 없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 주주들은 이미 지난해 28% 배당성향으로 이익을 얻었는데 이번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으로 자신들의 지분이 크게 희석돼 막대한 손해를 보고 난 후에 배당을 받게 된다”며 “합병 후 회사가 30% 배당성향을 목표로 하는 것은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 실제로 퇴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 이익을 위한 이사회 교체 및 보수 결정에 관한 위원회 등의 설치를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이를 정관에 반영하라고 주장했다.
엘리엇이 제시한 삼성물산 미래 비전안에는 ‘이사 후보자 지명(추천)에 관한 위원회’, ‘보수 결정에 관한 위원회’, ‘리스크에 관한 위원회’ 등 위원회들을 새롭게 하거나 재설치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삼성물산의 지배를 변경하는 거래가 진행될 때 독립적인 재무 자문을 확보하고 이를 거래 전에 주주에게 공개할 것 △독립적인 주주총회에서 승인이 난 후에만 합병 등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할 것 △자본 유연성 증대를 위해 중간배당이 이사회 결의 뿐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 가능할 것 등이 정관에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엘리엇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에서 삼성물산 주주총회 결의 금지 등 가처분신청이 기각된 것에 대해 항고했다.
엘리엇 측은 “항고심에서는 엘리엇의 입장이 전적으로 인용될 것”이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되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