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내달 7일 예정인 거래소 개편안 발표에 앞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세부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예탁원 공적기능 확보와 거래소 시감본부의 역할론 등은 여전히 세부안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30일 오전 서울 63빌딩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등 금융당국 인사를 비롯해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사장, 김신 SK증권사장 등 40여 명의 관련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과 코스닥본부의 별도법인 분리가 막바지 단계에 온 것으로 투자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한국거래소 지주사 개편’과 관련한 세부안을 발표했다. 거래소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증권사들로부터 지주사 체제 전환 방안을 추인받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간담회의 큰 골자는 크게 두 가지였다.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과 이를 통한 상장, 코스닥본부의 별도법인 분리다.
먼저 금융위는 한국거래소를 지주사로 전환한 뒤 IPO를 통해 상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거래소 내부적으로 반발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코스닥본부는 자회사 형태로 분리할 방침이다. 현재 코스닥본부가 관리하고 있는 코넥스는 코스닥본부의 관리체제 속에서 함께 분리된다. 향후 분리된 코스닥본부가 유가증권시장과 경쟁체제를 갖추게끔 시장 환경을 조성한다는게 금융위의 입장이다.
이를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은 올 하반기 정기국회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김학수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간담회을 통해 "(거래소 개편은)일시적 처방이 아닌 거래소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운용방식과 소유구조의 개선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가 추진 중인 거래소 개편안이 완성되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비롯해 IT업무를 담당하는 코스콤 등이 자회사로 편입되고 이들을 통합해 관리하는 한국거래소가 지주사가 될 전망이다.
지주사 위치에 올라서는 거래소는 IPO를 통해 상장도 계획 중이다. 거래소 상장은 자체적인 심사가 불가능한 만큼, 금융위가 상장심사를 맡게 될 전망이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이라며 "이를 계기로 자본시장이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표면상 한국거래소의 주최지만 사실상 금융위의 향후 계획발표였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유관기관 관계자는 "금융위가 발표한 개편안이 구체화됐지만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는 남아 있다"며 "거래소 상장 이후 시장감시위원회의 역할론과 예탁결제원의 공적기능 확보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