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앱 경제 시대, 소프트웨어 발전 시급’

입력 2015-06-03 15:5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교수

앱 경제(app economy)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유료 모바일 앱, 앱 내에서의 광고, 그리고 모바일 앱을 이용한 상품과 서비스 판매를 일컫는 앱 경제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스마트폰 사용 증가와 함께 시작된 앱 경제는 모바일 게임,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그리고 앱 관련 기업들의 고용창출 효과와 맞물려 21세기의 디지털 경제 영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모바일 사용자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미 70%를 넘어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데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급증하면서 앱 경제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앱 경제는 미국 애플(Apple)사가 2007년 개발,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이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에 그 위용을 드러냈다. 2008년 애플 스토어(Apple Store)가 선을 보였을 때 6만6000여개에 불과했던 앱은 2013년에는 무려 82만7000개로 증가했다. 리서치 회사인 닐슨(Nielsen)에 따르면 한국은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이 2009년으로 미국 등에 비해서는 다소 늦었으나, 앱 경제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나라로 성장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현재 81%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앱을 다운로드한 것으로 나타나 브라질(74%), 중국(71%), 미국(62%) 등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다운로드한 앱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도 게임(63.9%), 음악(43.6%), 그리고 뉴스(28%) 순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앱과 관련된 산업 분야의 일자리 역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3년 말 현재, 전년도보다 4.6%가 늘어난 27만6600명이 모바일 인터넷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앱 경제가 대학생과 청년들의 일자리 해소에도 큰 몫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앱 경제는 그러나 늘 장밋빛 전망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앱 경제의 발전이 자동적으로 한국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앱 경제가 성장하면서 일부 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큰 성장세를 보였던 GPS 시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지도를 찾는 앱이 등장하면서 한해 20~30%씩의 수입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신문산업도 경제지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등장과 함께 겪었던 구독자 감소 현상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기도 하다.

또 앱 경제로 인한 일자리 증가가 모바일 콘텐츠 개발 등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아직도 미비한 수준이어서,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규모가 2013년 2.43 빌리언 달러에서 2014년 3.18 빌리언 달러로 급증하는 등 성장일로에 있으나, 정작 국내에서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미국에서 개발된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Google Play)가 한국 전체 시장의 79.6%를 차지하는 등 그 위세를 넓혀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향후 앱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모바일 콘텐츠 개발 사업의 확대와 국내 모바일 운영체제(OS)의 개발이다. 한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LG를 내세워 몇 년간 글로벌 리더로서 큰 역할을 담당, 정보통신 분야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가 없어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를 탑재해 사용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누구나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안드로이드에 내재된 기술의 지식재산권을 주장, 스마트폰 한 대를 팔 때마다 10달러 전후를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진정한 정보통신 선진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앱 경제의 든든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디지털 콘텐츠와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또한 앱 경제를 저해하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확대와 지원 등에 앞장서야 한다. 21세기는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사회다. 앱 경제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분야의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는 정보통신 강국은 모래 위의 성과 다를 바 없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제도 시행 1년 가까워져 오는데…복수의결권 도입 기업 2곳뿐 [복수의결권 300일]
  • 불륜 고백→친권 포기서 작성까지…'이혼 예능' 범람의 진짜 문제 [이슈크래커]
  • 전기차 화재 후…75.6% "전기차 구매 망설여진다" [데이터클립]
  • ‘아시아 증시 블랙 먼데이’…살아나는 ‘홍콩 ELS’ 악몽
  • “고금리 탓에 경기회복 지연”…전방위 압박받는 한은
  • 단독 ‘과징금 1628억’ 쿠팡, 공정위 상대 불복 소송 제기
  • 이강인, 두산家 5세와 열애설…파리 데이트 모습까지 포착
  • 뉴진스 뮤비 감독 "어도어, 뒤로 연락해 회유…오늘까지 사과문 올려라"
  • 오늘의 상승종목

  • 09.0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5,216,000
    • +1.57%
    • 이더리움
    • 3,156,000
    • +0.96%
    • 비트코인 캐시
    • 421,900
    • +2.43%
    • 리플
    • 723
    • +0.42%
    • 솔라나
    • 176,700
    • -0.11%
    • 에이다
    • 465
    • +0.87%
    • 이오스
    • 655
    • +2.99%
    • 트론
    • 210
    • +2.44%
    • 스텔라루멘
    • 125
    • +2.46%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900
    • +1.33%
    • 체인링크
    • 14,650
    • +5.17%
    • 샌드박스
    • 340
    • +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