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5월 31일 南草煙葉(남초연엽) 담배의 다른 이름

입력 2015-05-3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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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정조의 담배사랑은 꽤 알려진 일이다. 1796년 1월 18일 책문(策問)의 주제로 남령초(南靈草)를 내면서 스스로 장문의 담배 예찬론을 폈다. 특히 “자대부(子大夫· 사대부와 같은 말)들은 들은 것을 다하여 여러 방면으로 인용하고 곡진하게 증명해 보아라”고 하더니 “내 친히 열람하리라”고 했다. 자기가 담배의 좋은 점을 다 이야기해 놓고 ‘어디 좀 써 보시게들’ 그런 셈인데, 정조의 글을 읽으면 덧붙일 말도 없어 보인다.

정조는 먼저 “여러 가지 식물 중 사용함에 이롭고 사람에게 유익한 것으로는 남령초만 한 게 없다. 이 풀은 (중략) 약상자 속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필수품[藥籠中不可少之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담배를 좋아한 이유는 이렇다. “나는 어릴 적부터 다른 기호품은 없었으나 오직 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니, 연구하고 탐닉하느라 심신에 피로가 쌓인 지 수십 년에 책 속에서 생긴 병이 마침내 가슴속에 항시 막혀 있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중략) 백방으로 약을 구해 보았지만 오직 남령초에서만 힘을 얻게 됐다. 화기(火氣)로 한담(寒痰)을 공격하니 가슴에 막혔던 것이 자연히 없어졌고 연기의 진액이 폐장을 윤택하게 해 밤잠을 안온하게 잘 수 있었다.”

담배의 명칭에 대해서도 해박하다. “중국 사람은 남령초라고 부르고, 동방 사람은 남초(南草)라고 부르며, 민인(閩人)은 연엽(煙葉)이라고 부른다. 박물가(博物家)들은 연다(煙茶)라고 하기도 하고 연초(煙草)라고 하기도 하는데, 어느 것으로 정확한 명칭을 삼아야 하겠느냐?” 민인은 중국 푸젠(福建) 성 주변에 살던 야만인이라고 한다.

정조는 애연가 또는 골초였다. 5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인데, 정조가 지금 살아 있다면 흡연자를 배려하지 않는 금연정책에 불평을 토로하며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지나 않을지.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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