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4원 오른 1070.0원에 출발했다. 이후 오전 9시 25분 현재 달러당 1069.9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4 거래일 연속 하락 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반년 만에 1070원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이날은 오름세다.
지난 새벽에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FOMC 결과는 정책금리 인상 시기에 관련해서는 별다른 힌트를 주지 않았지만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고조시켰다. 또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에 그치며 시장의 예상치(1.1%)를 크게 하회했다.
이러한 미 달러화 약세 요인에도 원·달러 환율이 반등한 것은 외국인 주식투자 흐름이 바뀐 것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4월 초 이후 국내에서 적극적인 순매수 행진을 나타냈던 외국인이 최근 2 거래일간 순매도세를 보임에 따라 환시는 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최근 환율 하락의 주요한 배경이 외국인 주식 관련한 물량 유입이었던 만큼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FOMC에서 강한 금리인상 시그널을 주지 않은 가운데 다음달 그리스의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상환 여부 등의 이벤트가 남아있다”며 “제한된 FOMC 영향력 속에서 달러·엔 환율과 외국인 주식 동향 따라 1070원 부근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선물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65~1073원이다.
이날 일본은행(BOJ)이 정책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것도 외환시장에서 경계감이 유지되는 요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깜짝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엔저를 추가로 자극할 언급이 나올 수 있어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 금정위에서 반기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돼 추가 통화완화정책 경계감이 상존해 있다”며 “금정위 발표 뒤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점쳤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원·달러 환율 전망 범위를 1065~1075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