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2년만에 다시 벤처투자에 나선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운용자산 수익률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우수한 벤처기업을 발굴해 수익률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SVIC 30호 펀드에 2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SVIC 30호 펀드의 운용은 삼성벤처투자가 담당하게 된다. 삼성벤처투자는 투자대상을 발굴해 실사를 거친 뒤 자금집행을 수행하게 된다.
삼성생명이 삼성벤처투자가 결성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벤처는 1999년 500억원 규모의 SVIC 1호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15년간 총 27개의 신기술금융조합을 결성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은 SVIC 11호, SVIC 18호, SVIC 25호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한바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그룹 계열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을 중요시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이 직접 투자에 나설 경우 업계의 관심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삼성벤처가 ‘앵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삼성벤처투자는 많게는 한 업체에 100억원 정도를 투자하지만 대부분은 50억원 전후의 소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투자한 SVIC 30호 펀드의 운용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생명이 가장 먼저 200억원을 출자했고 현재 삼성벤처투자가 다른 기관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펀드는 지난 2012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과 하나은행이 손잡고 출자했던 SVIC 25호와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SVIC 25호는 지난해 KT계열 동영상 검색 기술 벤처회사인 엔써즈 전환사채(CB)에 21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벤처투자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가장 먼저 출자를 한 상태이며 25호 펀드처럼 다른 금융기관들을 투자자(LP)로 모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어떠한 곳에 투자할지 등은 정해진바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