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출간해 명성을 얻은 MIT의 대런 애쓰모글루는 지난 100년 동안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삶을 규정했던 10가지 주요 트렌드를 바탕으로 미래를 전망한다. 개인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권리들이 지난 100년간 점진적으로 확대돼 온 것처럼 향후 100년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권리혁명’이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권리혁명의 확대가 미래에 산적한 위협들을 제거할 긍정적 미래 전망을 내놓는다. “권리혁명은 느리고 불완전하긴 해도 꾸준히 계속되고 확산될 것이다. 나는 또한 이런 혁명이 아마도 다른 주요 트렌드의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로 미시경제학에서 명성을 얻게 된 앵거스 디턴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현재가 다소 암울하게 보이긴 해도 건강분야를 비롯해 인류의 삶 전반에 획기적 발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단, 기후변화 문제만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기후변화에 대해 세계적 차원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낙관하긴 어렵다. 그러나 임박한 위험에 맞서는 집단적 조치와 진보의 힘 역시 강력하다. 나는 그들이 이기는 쪽에 돈을 걸 것이다.”
프린스턴대 석좌교수이자 게임이론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애비너시 K. 딕시트는 미국과 유럽의 미래에 대해서는 그다지 낙관적 시각을 갖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은 계속 돈을 빌려 와야 하는 만성 부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럽인은 와인과 맥주를 홀짝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온종일 시위 장소에 앉아 구호를 외칠 것으로 전망한다. 개혁은 불가능한 것일까. 맨슈어 올슨 교수의 “제도의 개혁은 전쟁을 치르고 난 직후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위기는 기존의 연합 세력을 해체하고, 특정 세력을 파괴한다”는 주장을 인용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이 스스로 근본적 개혁에 성공할 가능성을 낮게 본다.
하버드대 교수로 경제학과 다른 사회과학의 접점에서 창의적 연구를 수행해 온 에드워 L. 글레이저는 ‘자위적’ 사회 분열 가능성을 제기한다. 글로벌한 상호관계에 따른 전염병과 테러리즘의 확산을 경고하면서 다소 우울한 미래를 전망한다. “한 가지 반복되는 두려움은 이런 번영이 사회를 더욱 자위적으로 만들어, 변화를 꾀하기보다 가진 것을 지키기에 급급하도록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인류는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에 부유해질 수 있었다.” 가장 낙관적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사람은 카탈로니아 자치정부의 장관인 안드레우 마스-콜레이다. 그는 세계의 빈곤이 완전히 제거될 것으로 예견하면서도 난관이 있다면 그것은 경제적 요인보다는 전쟁과 같은 갈등 등 사회적, 생물학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빅 가이’들은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 것일까라는 호기심을 갖고 읽어 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