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을 추진중인 상장사들이 합병 결의 이후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가 흐름에 따라 반대주주들에게 주어지는 주식매수청구권 주식 매입비용에 차별화가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 동안 주가가 행사기간 보다 낮게 형성되면 그만큼 주식 매입에 예상 밖으로 많은 자금이 소요돼 심하면 재무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합병 결의 유가증권 상장사 중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을 남겨놓고 있는 곳은 대원전선, 참이앤티, 한국금속공업, 티비케이전자 등 4개사에 이른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회사가 합병 등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추진키로 결의한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대해 자기가 소유한 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주주확정기준일 현재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들은 계약승인 주총일 전날까지 기업에 반대의사를 통지하면 주총일로부터 20일동안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는 그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전에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주주에게는 청구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주주들은 합병 등 구조조정 효과 등에는 개의치 않고 일단은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주가가 청구가 밑으로 떨어지면 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내려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장사들로서는 이사회 결의 이후 청구권 행사기간까지의 주가 흐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주가 흐름에 따라 반대주주들의 주식 매입 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원특수전선과의 합병을 추진중인 대원전선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을 앞두고 있다. 대원전선 주가는 지난 15일 현재 3970원으로 행사가격은 3131원을 웃돌고 있다.
참이앤티도 씨사이언스와의 합병을 진행중이다. 행사기간은 내달 28일부터 내년 1월28일까지. 현재까지는 주가가 5030원으로 행사가 4533원에 비해 높게 형성되고 있다.
베비라와의 합병하는 티비케이는 오는 20일이면 행사기간이 종료된다. 15일 종가가 680원으로 청구가격 674원을 소폭 넘어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금속공업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디지털월드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한국금속공업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10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접수받는다. 청구가가 6868원으로 지난 15일 종가 6590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청구권 행사에 따른 회사의 매수 자금력을 고려할 때 합병을 진행하는 동안 주가가 행사가를 밑돌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