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무거운 조양호, S-OIL 짐은 덜었다

입력 2015-01-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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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회항’사건으로 증인대에 서게 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큰 짐을 덜게 됐다. 작년 8월 에쓰오일 지분 매매계약 체결 이후 아람코 측의 인허가 등으로 이뤄져온 매각 절차가 마침내 완료됐기 때문이다. 대한한공은 지분 매각으로 유입된 9330억원의 현금으로 차입금 상환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부채비율이 800%에 육박하는 대한항공으로서는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쓰오일은 20일 최대주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율이 35%에서 63.4%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아람코가 대한항공이 자회사 한진에너지를 통해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3198만3586주(28.41%) 를 매입해 총 7138만 7560주(63.41%)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작년 8월 대한한공과 아람코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아람코가 에쓰오일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는 데 있어 독과점 이슈 등으로 유럽연합,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 7개국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실제 주식 처분 날짜가 미뤄졌고 해를 넘겨 지난 19일 마침내 계약이 완료됐다.

거래금액은 1조 9829억원이다. 이번 지분매각은 2013년 12월 발표한 한진그룹 유동성 확보 방안 중 핵심으로 부채만 15조원에 달하는 한진그룹의 유동성에 숨통을 틔워줄 이벤트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분 매각이 지연되면서 기대했던 현금 유입이 늦어졌고 대한한공의 현금유동성은 더욱 악화됐다. 특히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호텔사업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돼 대한항공의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에쓰오일에서 한진 측 지분이 사라지면서 조 회장을 비롯한 4명이 이사회 의장 등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한진그룹은 에쓰오일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에쓰오일은 안용석 박상언 사외이사, 석태수 감사위원회 위원이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 퇴임했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은 매각대금으로 한진에너지 차입금 1조 500억원을 갚고 나머지 9330억원의 현금으로는 부채 상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00%가 넘는다.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 242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373억원에 비해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으로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 3400억원이 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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