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40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과세당국으로부터 돌려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 국세청이 4420억원의 법인세를 부과하자 이에 불복,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하고 이날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했다.
국세청이 부과한 4420억원의 법인세는 국민은행이 지난 2003년 '카드 대란'으로 대규모 손실을 낸 국민카드를 합병하면서 932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과 관련된다.
당시 국세청 측은 합병 전 국민카드의 회계장부에 없던 대손충당금을 대규모로 쌓은 것은 국민은행이 순이익을 줄여 법인세를 덜 내려는 속셈이었다고 보고, 4천억원이 넘는 거액의 법인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판결에서는 모두 "(국민은행의 회계처리는) 납세자의 선택권이 적용되므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며 국민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최종심 판결에서 국민은행이 승소함에 따라 국민은행은 4천여억원의 법인세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KB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소송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명예회복'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004년 당시 국민은행 부행장이었던 윤 회장은 이 사건으로 금융당국에 중징계(3개월 감봉) 조치를 받았고, 윤 회장은 이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자진 사퇴했었다.
일각에서는 당시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연임을 막으려는 금융당국의 무리한 검사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KB금융지주 회장 선거 당시에도 2004년 받은 중징계가 최대 약점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이번 승소로 윤 회장의 명예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