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비금융 정보통신(IT)업체들이 주도 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IT기업들 대부분은 최근 3~4년 전부터 핀테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011년 구글은 전자지갑 ‘구글월렛’을 출시한 데 이어 2013년 이메일 기반의 송금서비스를 추가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월 아일랜드 중앙은행에 전자화폐 발급업자로 등록해 유럽 전자결제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모바일 SNS 페이스북 및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에 모바일결제 서비스 연동을 준비 중이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9월 페이팔의 전 CEO인 데이비드 마커스를 영입한 것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알리페이가 중국 제3자 결제시장의 48%, 모바일결제 시장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의 대표 IT기업들도 최근 속속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3년 6월 모바일ㆍ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를 출시했다. 위어바오는 출시 1년만인 지난해 6월 가입자 8000만명, 수탁금 98조34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수탁금 기준 중국 1위, 세계 4위 규모에 달하는 규모다. 알리바바는 2014년 7월 중국 정부의 민영은행 시범사업자 선정에서 최종 선정된 10개 업체에 포함됐다.
영국은 하루 평균 100만 달러 규모의 유로ㆍ파운드ㆍ달러 송금 서비스를 하고 있는 트랜스퍼와이즈를 비롯해,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0여개 국가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지모, P2P 대출을 중개하는 조파 및 레이트세터 등 다수의 스타트업들이 핀테크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조파의 경우 대출자들의 대출금액과 이자율을 조합해 차입자의 요구에 맞는 대출서비스를 매칭하고 있다. 여수신 금리는 각각 5.6%, 4.9%로 모두 영국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기존 금융사들은 IT기업들과 제휴하거나 스스로 신규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대응에 주력하고 있는 양상이다.
영국의 HSBC, 퍼스트다이렉트, 네이션와이드 등의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인 잽과 제휴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의 BNP파리바은행은 2013년 ‘헬로뱅크’라는 모바일 전문은행을 개설해 서비스 일체를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하고 있다. 계좌번호 대신 휴대폰번호나 QR코드를 사용하고 트위터로 고객 불편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일본의 모바일 전문은행 지분, 미국의 인터넷 전문은행 찰스슈왑 등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스페인의 BBVA는 미국 온라인 은행 ‘심플’을 1억2000만달러에 인수했고 미국 금융그룹 캐피털원은 네덜란드의 온라인 은행 ING다이렉트를 인수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대형은행은 바젤 협약의 건전성 규제에 따라 기업 대출은 신용이 높은 대기업 위주로, 개인 대출은 부동산 담보 대출 및 전문직 신용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면 인터넷 은행들은 중소기업과 담보가 취약한 개인 대출 시장을 공략한다”면서 “이에 따라 부실화 가능성은 존재하므로 인터넷 은행 역시 자본금이 큰 사업자로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