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가하락, 소비자가격 하락으로 이어져야”

입력 2015-01-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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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효과 기업에 집중...가격에 반영되도록 물가구조 개혁해야”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려면 기업의 생산비용 감소가 실제 소비자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일부 산유국과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DI(한국개발연구원),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5개 국책연구기관은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이날 개최된 정부의 경제관계장관회의 안건으로 논의됐다.

◇ 당분간 低유가 지속..韓성장률 0.1%p 상승 효과=보고서는 올해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평균 배럴당 6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97달러)보다 34.5%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리비아 생산 회복 등으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원유공급이 증가하고 세계경제 성장 둔화로 석유수요가 감소하는 경우 연평균 49달러까지도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하락은 구매력 개선, 생산비 절감 등으로 이어지면서 일단 한국을 비롯해 선진국과 신흥국 전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올해의 경우 유가가 빠르게 반등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0.1%포인트 정도의 성장률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날 회의에서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에 큰 호재”라고 평가했다.

다만 긍정적 효과의 대부분이 기업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따라 KDI 등은 “유가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경제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비용 감소가 재화·서비스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기업의) 생산비용 하락이 소비자가격에 가능한 빨리 반영되도록 물가구조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유가하락에 따른 효과는 산업별로도 차이가 나타난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비용이 1.04% 감소하고 수출은 0.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기민감업종인 석유화학, 조선업 등은 수익성이 악화돼 현재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유가하락에 따른 산업별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사업재편·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산유국·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자본유출입 확대 대비해야”=국제유가 하락은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일부 산유국과 일부 신흥국에게는 커다란 위험요인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간접 영향권’에 속한 우리나라로서도 급격한 자본유출입 확대 등의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한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곳은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석유산업 의존도가 높은 일부 산유국이다. KDI 등은 “일부 산유국의 금융위기가 미국 금리인상 등과 중첩되면서 신흥국으로부터의 자본의 급격한 유출(sudden stop)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가 유가하락의 긍정적 요인을 일부 상쇄하면서 우리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경제는 여타 신흥국보다 기초체력이 튼튼하다는 점에서 속하기 때문에 일부 산유국의 금융불안이 발생하더라도 외국인투자 등이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세계경제 전반의 경기둔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자본유출입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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