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IG손보의 미래가 걸려있다

입력 2014-12-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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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금융시장부 기자

“다른 보험사들은 내년 준비에 한창인데 우린 금융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LIG손해보험 한 관계자의 한탄이다. 지난 6월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KB사태에 따른 금융당국의 승인이 계속 지연되면서 LIG손보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LIG손보의 KB금융 인수가 쉽게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이 과거 ING생명을 놓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인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B금융은 LIG손보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뒤 보름여 만에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KB금융은 2개월 뒤인 8월 11일 금융위에 인수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KB금융 인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만을 피력하면서 약 4개월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냈다.

금융위는 그동안 금융지주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때 비은행 부문의 성장이 더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주사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시키기 위해 규제를 개혁해가며 복합점포를 내년부터 추진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막상 KB금융이 비은행 계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 온 계약에 대해 어깃장을 놓는 모순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위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LIG손보 경영에 타격이 적지 않다. KB금융과의 M&A로 인해 LIG손보의 하반기 업무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는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LIG손보는 연초 제시한 올해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목표를 지난달 각각 2578억원에서 1370억원으로 3580억원에서 1820억원으로 낮췄다. 상반기 순이익이 1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거의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승인 절차가 해를 넘어가거나 아예 거부된다면 LIG손보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매각 협상을 다시 진행하면서 업무가 지연되고 이 영향은 주가와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 결과 LIG손보에 대한 시장 매각 가격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특별검사가 끝나고 12월 중 결정을 내린다고 공언했다. 가뜩이나 업황 불황에 힘들어하고 있는 LIG손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힘겨루기 싸움을 하루 빨리 끝내고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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