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볼’,‘표인봉’도 옛말…불법 보조금 암호, 천태만상

입력 2014-11-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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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백 뜻하는 각종 단어 공공연하게 언급

▲단말기유통구조개선촉진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넘었으나 서울 용산 전자상가 휴대폰 대리점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스크 아식스 기변도 표인봉해주는 곳 있나요?” “스크 기변했는데 인봉이 형님 있었습니다. 파울볼 25개 던져주네요.”

최근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같은 글이 눈에 띄게 올라오고 있다. 마치 암호같은 글들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후에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보조금이 숨어있다.

인터넷상에는 당국의 적발을 피하기 위해 유추하기 어려운 단어가 속속 등장한다. 일단 통신사 용어부터가 흔치 않다. SK텔레콤은 ‘스크’, KT는 ‘크트’, LG유플러스는 ‘르그’로 불린다. 여기에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시크릿노트는 ‘시놋’, 베가팝업노트는 ‘팝놋’으로, 애플의 아이폰6는 ‘아식스’ 로 불리며 해당 통신사와 단말기 명칭도 암호처럼 오가고 있다.

불법 판매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제시하는 가장 핵심적인 유인은 표인봉과 파울볼이다. 이들 단어는 휴대전하 개통이후 불법으로 현금을 돌려주는 방식인 이른바 페이백(pay-back)의 초성 ‘ㅍㅇㅂ’을 따서 지어진 암호다. ‘스크 아식스 기변도 표인봉해주는 곳 있나요?’라는 말은 ‘SK 아이폰6 기기변경도 페이백해주는 곳 있나요?’라는 의미고, ‘파울볼 25개 던져주네요’는 페이백 25만원을 해줬다는 뜻이다. 공공연하게 공시지원금 외에 추가로 현금이 오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20일 팬택의 새 스마트폰 베가 팝업노트가 출고가 35만2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나왔을 때에는 ‘팝놋 표인봉 형님이랑 만나신분계십니까?’이라는 글이 올라오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일부 판매글에는 ‘표인봉사인회는 요금제 변경날 합니다’는 암호글도 등장했다. 페이백을 요금변경이 가능한 3개월 뒤가 되는 날짜에 해준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표인봉’이나 ‘파울볼’이라는 단어가 자주 노출되자 페이백을 속도나 온도로 표현하며 그 암호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예컨대 ‘오늘 속도는 19km 나오네요’, ‘오늘 온도는 27도로 따뜻하네요’ 등의 문장이 판매글 속에 숨어있다. 각각 페이백 19만원, 27만원을 해준다는 의미다.

이처럼 소비자와 판매자가 은어로 은밀한 휴대폰 거래를 하는 이유는 온라인에서 직접적으로 페이백이라는 용어를 쓰면 적발되기 쉽고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암호같은 정보가 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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