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 주요 외국계 은행들이 잇달아 행장 교체와 조직개편에 나서는 등 내부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최근 수익 악화와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한국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점포 추가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행장 교체와 함께 본사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의 전략을 바꾼다. 소매금융을 대폭 줄이고 기업 금융에 집중하는 것이 골자다.
동북아시아 지역 총괄본부와 국내 은행장이 분리되면서 현 아제이 칸왈 행장은 동북아지역에 전념하게 된다. 한국 비즈니스를 이끌어 갈 후임 행장은 관련 절차를 거쳐 한국인 행장이 임명될 예정으로 박종복 소매금융 담당 부행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현지화 실패에 따른 경영악화와 한국 소매시장에서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1년 2466억원이었던 SC금융의 순이익은 지난해 666억원으로 떨어졌고 올 상반기 3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SC금융은 자회사인 저축은행과 캐피털을 일본계 금융사인 J트러스트와 매각 협상을 진행하는 등 전반적인 조직체계를 개편하는 중이다.
씨티은행의 경우 14년만에 행장 교체가 이뤄진다. 씨티은행은 27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와 더불어 이사회, 주주총회까지 일괄적으로 개최해 차기 행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신임 씨티은행장으로는 박진회 기업금융그룹장(수석부행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이에 앞서 씨티은행은 비용 효율화를 위해 씨티금융과 씨티은행을 합병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씨티그룹 본사가 한국씨티캐피탈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씨티 본사는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규모가 크고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 비즈니스를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상황이나 감독당국의 승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매각 작업은 내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최근 전체 지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56개의 지점 폐쇄를 진행했으며 일반 은행보다 약 1년에서 2년간의 연봉을 더 얹어 주며 650명을 희망퇴직시켰다. 올 2분기에는 7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수익성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