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위기로 기업어음(CP)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CP발행 잔액이 1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발행에 난항을 겪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CP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CP 발행잔액은 60조8849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합치면 136조8237억원에...
호황일 때는 금융권과 회사채 시장이 활발하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은행 대출 자격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회사채 역시 AA 등급 이상에만 자금이 몰리기 때문에 CP가 자금 조달의 통로로 활용된다. CP의 발행조건이 간소하다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정보 접근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CP가 지금처럼 기업의 자금 조달 역할을 하되 투자자를 위한 최소한의...
금융당국은 CP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월 15일부터 전단채를 시행하고 있다. 전단채는 실물 대신 전자등록 방식으로 발행하는 사채로 만기가 1년 미만이다. CP와 달리 기업의 이사회가 발행한도를 정하고 전자방식이어서 기업별 발행한도와 총액, 미상환금액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기대처럼 전단채 발행이 활성화되면 단기금융증권의...
하지만 남발한 CP가 부메랑이 돼 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다. 계열사 해체는 물론 CEO의 법정구속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이른바 ‘CP의 저주’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9월 구자원(78사진) LIG그룹 회장이 실형을 받은 것뿐 아니라 장남 구본상(43) LIG넥스원 부회장은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모두 사기성 CP를 발행하며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결국 한떄 재계의 신사’로 불리던 현 회장은 국감장에 서게 됐다. 자금 확보를 위해 사기성 CP를 발행하고 개인투자자들에게 불완전 판매를 했는가가 쟁점이다.
4만명 투자자들과 7600명의 직원에게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아이콘으로 낙인 찍힌 현 회장, 그가 이번 국감에서 어떤 말을 꺼낼지 시장 참여자 모두가 관심을 쏟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채권·채무가 동결돼 이들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산 투자자들은 제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규모 원금 손실도 불가피해졌다. 특히 기관들은 빠져 나가고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개인이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동양에 대한 국감 등을 준비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위기...
문제는 위기가 닥치면 만기 CP를 갚기 위한 차환 발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를 찾기 힘들어진 새 CP의 만기는 더욱 짧아지고, 이자비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류승화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위기가 오래가면 초단기 CP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쌓이고, 매일 빚 갚는 데만 몰두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