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이력서도 제출하지 않았는데 채용이 되었다거나 시험 성적이 나빴는데도 합격하는 등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녀의 취업을 청탁한 의심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청탁은 ‘請託’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청할 청’, ‘의지할 탁’이라고 훈독하는데 ‘청촉(請囑)’과 ‘부탁(付託)’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말이라고 할 수 있다. ‘囑’은...
맹지 소유주들이 땅을 개발하려 들면서 인근 주민과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맹지는 ‘盲地’라고 쓰며 각 글자는 ‘소경 맹’, ‘땅 지’라고 훈독한다. 盲地를 직역하자면 ‘눈이 없는 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땅, 즉 타 지번으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어서 지적도상으로는 도로에서 직접 진입할 수 없는 땅을 맹지라고 한다. 외지와 통할 수 있는...
요즈음 모 방송사에서는 드라마 ‘해치’를 방영하고 있다. 해치는 ‘해치’라고 쓰며 각 글자는 ‘짐승이름 해’, ‘발 없는 벌레 치’라고 훈독하는데 ‘시비와 선악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상상의 동물’을 이르는 말이 곧 해치이다. 광화문 앞에 조각상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해태’라고 부르는 동물의 본딧말이 바로 ‘해치’인...
“기미년 3월 1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독립만세…” 3·1절 노래의 첫 부분이다. 1919년 3·1만세 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많이 치른 2019년의 3월이 다 가고 있다. 3월이 간다고 해서 우리들 가슴에서 ‘그날의 만세’ 함성이 희미해져서는 안 될 것이다. ‘만세’라는 말 자체에 이미 결코 희미해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 들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 일간지에서 “강원도 미시령터널 인근서 승용차 정면 추돌”이라는 표제로 보도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고의 내용으로 보아 ‘충돌’이라고 했어야 할 표제를 ‘추돌’이라고 쓰고, 거기에 ‘정면’이라는 말까지 붙였으니 읽는 사람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충돌은 ‘衝突’이라고 쓰며 ‘衝’은 ‘맞부딪칠 충(衝)’이라고 훈독하고, ‘突’은...
미국은 앞으로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 전부를 주둔국에 넘기고 거기에다 50%의 할증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한때 우리 사회가 다소 소란스러웠었다.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이러한 보도에 대해 “틀린(erroneous) 것이다”라고 답함으로써 소란이 진정되기는 했지만 언제 또 그런 보도가 다시 나오고, 그런 일이 실지로 벌어지게 될지 알 수 없는...
마약 청정지대로 여겼던 우리나라에서도 마약 관련 범죄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마약은 강한 습관성과 중독성으로 인해 한 번 사회에 퍼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처음부터 엄하게 단속하고 처벌해야 한다.
마약은 ‘痲藥’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저릴 마’, ‘약 약’이라고 훈독한다. ‘저리다’...
요즈음이야 전자신문을 많이 보지만 예전에 종이신문을 볼 때는 거의 매일 신문에 끼여 들어오는 광고지를 접하곤 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의 대문이나 벽에 각종 광고물을 붙이고 가는 사람들로 인해 성가신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광고물을 흔히 ‘지라시(찌라시)’라고 한다. 지라시는 일본어 ‘ちらし(散らし)’에서 온 말이며 그 본래의 뜻은 ‘흩뜨려 놓음’이라고...
3월 초 사립유치원들이 개학을 연기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며칠 동안 우리 사회는 적잖이 긴장했었다. 다행히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측이 개학을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함으로써 일단 평온을 되찾았다. 그러나 아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한다. 하루빨리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다시는 이러한 혼란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출근길에 노랑 병아리 색...
일본의 역사 왜곡과 억지 발언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대국을 자부하는 일본이지만 역사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 망언을 하는 것을 보면 참 가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자신이 없고 떳떳하지 못하면 저렇게 기를 쓰며 역사를 왜곡하고 거짓말을 해대는 것일까?
질곡은 桎梏이라고 쓰며 ‘차꼬 질’, ‘쇠고랑 곡’이라고 훈독한다. 차꼬는...
내년 신설 약학대학 후보로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가 약대 신설 1차 심사(서류평가)를 통과했다. 2차 심사를 거쳐 이달 내 최종 신설 약대가 선정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2020학년도 약대 신설 1차 심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27일 2020학년도 약대 정원을 60명 증원해달라고 교육부에 통보한 바 있다.
추가 정원은 비수도권 대학에...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호흡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생물체는 호흡을 해야 살아갈 수 있다. 동물이 호흡을 하는 이유는 몸에 있는 포도당을 연소하여 에너지로 쓰기 위해서인데 이 과정에서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식물은 열량을 얻기 위해 낮 동안에 햇빛과 물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함으로써 포도당을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새 학기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첫 달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학교에 낯설었던 신입생들도 이제는 어느 정도 학교생활에 적응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배울 학’이라고 훈독하는 학교(學校)의 學은 「臼(절구 구)+宀(집 면)+爻(효 효)」로 이루어진 글자인데 초기 한자인 갑골문에 보이는 ‘學’ 자의 윗부분(오늘날 통용 정자체의 臼 부분)은 뭔가를 감싸고 있는 사람의 손...
만물이 소생하는 봄! 꿈과 희망으로 가슴 부푸는 3월이건만 미세먼지로 인해 그 꿈과 희망이 빛을 잃는 것 같다. 맑은 공기를 맘껏 호흡하지 못하고 실내에서 웅크리고 있는 우리의 신세도 안타깝고, 미세먼지 속에서 뿌연 모습으로 멍하니 서 있는 갓 핀 매화도 처량하다. 그 옛날의 푸른 하늘을 보지 못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치게 편리한 생활을 추구하고...
하노이의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를 표현하는 말들이 여러 가지이다. ‘결렬’이라고 하는가 하면 ‘무산’이라고도 하며, 어떤 측에서는 ‘꼴좋은 실패’로 보면서 오히려 실패를 반기는 것 같고, 어떤 측에서는 ‘안타까운 불발’이라며 못내 아쉬워하는 것 같다.
결렬은 決裂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물 갈라질 결’, ‘찢어질 렬’이라고 훈독한다. 決은 한 줄기로...
봄빛이 완연하다. 새봄을 맞아 집 안 구석구석을 대청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청소 하면 우선 앞뒤 베란다를 떠올린다. 뒤 베란다에는 살림살이와 관련된 여러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고, 앞 베란다에는 관리 소홀로 죽은 화분에 담긴 화초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방치된 화분 중에는 이른바 ‘다육이’ 화분도...
‘문(門)’을 나타내는 순우리말 중에 미닫이와 여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문 아래에 작은 바퀴를 붙여 홈, 즉 오목하고 길게 판 줄을 따라 옆으로 밀어서 여는 문을 말하고, 여닫이는 문의 한편에 세로로 경첩(돌쩌귀)을 붙여 안팎으로 여는 문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창문 중에는 창틀의 중간에 축을 박아 그 축을 중심으로 창문의 반만 상하로 들어 올려 열고 닫는 것도...
오늘은 경칩이다. 경칩은 驚蟄이라고 쓰며 ‘놀랠 경’, ‘숨을 칩’이라고 훈독한다. ‘숨을 칩(蟄)’은 ‘벌레 훼(虫)’와 ‘잡을 집(執)’이 합쳐진 글자로서 ‘虫’는 뜻을 나타내고 ‘執’은 뜻과 함께 발음을 나타낸다(집→칩). ‘虫’는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글자이고 ‘執’은 본래 ‘죄수에게 수갑을 채워 붙잡아 두는 것’을 형상화한 글자이다....
때가 지나 버려 기회를 놓친 상태를 말할 때 흔히 ‘날 샜다’는 표현을 한다. 영화촬영 현장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영화를 촬영하자면 당연히 낮에 찍어야 할 장면도 있고 밤에 찍어야 할 장면도 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낮에 이루어지는 일이 밤에 이루어지는 일보다 많을 뿐더러, 설령 밤에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조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