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이 오래전에 말했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칭찬하지만 읽지 않는 책”, “고전이란 누구나 독파하기를 바라지만 아무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어떤 것.”
난해한 장편소설, 계속 읽을지 말지 갈등하게 만드는 소설. 아일랜드, 아니 ‘더블린 작가’ 제임스 조이스(1882. 2.2~1941. 1.13)의 대표작 ‘율리시즈’ 이야기다. 20세기를 연 고전이지만 이...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비스와바 심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는 1923년 7월 2일에 태어나 2012년 2월 1일 타계한 폴란드 시인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녀의 시가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잘 다듬어진 구조와 베토벤의 음악처럼 냉철한 사유’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심보르스카의 시는 평이하면서도 넓고 밀도가 매우 높지만, 사회주의 리얼리즘 수법을 반영한...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이은호 부국장 겸 산업2부장, 조성권 미래설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대환 편집위원, 배준호 정치경제부 차장 등 5명(이상 집필 순)이 한 달씩 교대 집필합니다.
▇ ‘온라인 토닥토닥’=인터넷 세상의 이슈를 다루는 ‘온라인 와글와글’과 함께 감동적인 미담과 화제를 소개하는 ‘온라인 토닥토닥’이 수시로 게재됩니다.
1월의 마지막 날이다. 새해 첫 달을 어떻게 살았는지 점검할 시점이다. 특히 하는 일을 잘 따져 앞으로 남은 11개월을 현실적으로 잘 조절해야 한다. 명심보감 존심(存心) 편에는 “사람은 백세를 살지 못하는데 부질없이 천년 계획을 세운다”[人無百歲人 枉作千年計]는 말이 있다. 요즘은 백세시대라지만 인간의 어리석음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존심편에서...
조선 철종~고종시대 서얼 출신의 가객 안민영(安玟英·1816~?)은 1876년 스승 박효관(朴孝寬)과 함께 시가집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해 우리 시조를 정리한 사람이다. 그의 매화사(梅花詞)는 스승의 집에 갔을 때 막 피어나는 매화를 보고 지은 것으로 모두 8수나 된다.
“어리고 성긴 가지 너를 믿지 않았더니/눈 기약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촉 잡고 가까이...
첫사랑 그녀가 잘살면 배가 아프다(아아니, 이것이 날 버리고 가더니 잘 먹고 잘살아?). 첫사랑 그녀가 못살면 가슴이 아프다(잘코사니라고 할 수야 없지만 못사는 게 당연하지. 나를 차고 가더니!). 그런데 첫사랑 그녀가 갑자기 나타나 함께 살자고 하면? 그때는 머리가 아프다.
그러면 첫사랑 그녀는 어떻게 돼 있어야 하나? 어디엔가 살아 있는데 알 듯 말 듯한 상태...
송백후조(松柏後凋)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소나무와 잣나무는 친구다. 둘 다 상록수인데 소나무는 잎이 두 개 묶여서 나고 잣나무는 잎이 다섯 개 묶여서 난다. 열매를 보면 두 나무의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송백과 비슷한 말이 지란(芝蘭)이다. 둘 다 향초(香草)인 지초와 난초를 말한다. 벗들의 맑고 높은 사귐이 지란지교(芝蘭之交)다.
친구가 잘되는 것은 나의...
겨울엔 늘 푸르고 정정하고 늠름한 것들이 찬탄의 대상이 된다. 식물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세한(歲寒)의 한겨울 추위를 잘 이겨야만 식물이든 사람이든 더 탄탄해지고 튼튼해진다.
추운 겨울의 세 벗을 뜻하는 세한삼우(歲寒三友)는 세 가지로 나뉜다. ①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 ②퇴폐한 세상에서 벗으로 삼을 산수(山水) 송죽(松竹) 금주(琴酒) ③매(梅)...
고산 윤선도(1587~1671)는 일생을 거의 유배지에서 보낸 사람이다. 성균관 유생이던 29세 때 시작된 유배생활은 80세가 돼서야 겨우 끝났다. 시련과 간난의 세월을 그는 ‘어부사시사’를 비롯한 시가를 지으며 이겨냈다. 함남 삼수(三水)에서 귀양살이하던 1661년 74세 때는 ‘눈이 온 뒤 장난으로 짓다’[雪後戲作]라는 오언고시 두 수를 썼다.
두 번째 시는 이런 내용이다....
장자는 물고기를 이용해 여러 가지 말을 했다. 대부분 세상의 이치에 관한 내용이지만 학철부어(涸轍鮒魚)처럼 곤궁하고 다급한 처지를 비유한 것도 있다.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의 붕어라는 말인데, ‘장자’ 외물(外物)편에 나온다. 대종사(大宗師)편의 학천지어(涸泉之魚)를 부연한 우화다.
가난했던 장자가 감하후(監河侯)에게 양식을 빌리러 갔다. 감하후가 말하기를...
함정에 빠진 이를 구해주기는커녕 돌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의 불행을 보면 돕는 게 인지상정이다. 더구나 같은 처지라면 동병상련(同病相憐)의 마음으로 상부상조(相扶相助)하게 된다.
‘장자’ 대종사(大宗師) 편에 상유이말(相濡以沫)이라는 말이 나온다. 문자 그대로 풀면 거품으로 서로 적셔준다는 뜻이다. “샘물이 말라 물고기들이 바닥이 드러난 곳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설중송탄(雪中送炭)의 반대말은 낙정하석(落穽下石) 또는 투정하석(投穽下石)이다.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뜨린다는 뜻으로,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해친다는 뜻이다. 비슷한 말에 다리를 건넌 뒤 그 다리를 부숴 목재를 훔쳐가는 과하탁교(過河坼橋), 불난 틈에 도둑질을 하는 진화타겁(趁火打劫), 나무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는...
엄동설한에 누군가가 땔감을 보내주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가. 불우이웃을 돕는 정성이 바로 눈 속에 땔감을 보내는 설중송탄(雪中送炭)이다. 안도현의 시 ‘연탄 한 장’은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삶이란/나 아닌 그 누구에게/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고 시작되는데, 그렇게 연탄 한 장 돼주는 마음일 것이다.
설중송탄의 원전은 송사(宋史) 태종본기...
1년 사시(四時)에는 24절기가 있다. 그중 달마다 중순 이후에 드는 절기가 십이중기(十二中氣)다.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이 십이중기다. 매년 우수는 2월 19일경, 대한은 1월 20일이나 21일이다. 십이중기에는 그 계절의 특성이 완연해진다. 나머지 초순에 드는 십이절기(十二節氣)로는 입춘 경칩 청명 입하 망종 소한 입추 백로...
오늘이 대한이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 죽었다던데, 올해에는 소한(1월 6일)보다 대한 추위가 극성이다. 그러나 소한이든 대한이든 의식주가 다 부실했던 옛날에는 추위를 견디기 어려웠다. 주자대전 차의절보(朱子大全 箚疑節補)에는 “소강절(邵康節)이 안락와(安樂窩)에서 지내며 말하기를 ‘외출하지 않는 네 가지 때가 있다’ 했으니 큰바람[大風] 큰비...
사마천 사기의 화식열전(貨殖列傳)에는 부에 관한 명언이 많다. “부는 사람의 성정으로, 배우지 않아도 모두 바라는 것이다.”[富者 人之情性 所不學而俱欲者也] 승진 합격을 위한 노력이든 문서 위조, 사기 강간 등 각종 범죄든 일체의 인간 행동의 동기는 재물을 얻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무릇 일반 서민이라면 상대의 부가 열 배면 졸아들고 백 배면 두려워하고 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상금 15억9000만 달러(1조9000억 원)의 미국 파워볼 복권 1등 당첨자가 3명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5억2800만 달러(약 6400억 원)씩 30년 연금 형식으로 받게 된다. 일시금으로 받으면 3억2780만 달러(약 4000억 원)로 확 줄어든다. 하루아침에 팔자를 고친 그들은 대체 평소에 무슨 복을 지었기에 이런 행운을 만난 걸까. 어마어마한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의...
15일 타계한 쇠귀 신영복 선생의 삶은 지식인의 의미와, 인간의 품격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그의 삶은 27년간의 성장·학습기, 20년간의 옥살이, 출감 이후 27년 남짓한 활동기로 요약된다. ‘나의 대학시절’이라던 감옥에서의 사색을 통해 새로 태어나 ‘너와 내가 만나는 곳’이라던 ‘바깥’에서 가르치며 배우며 교학상반(敎學相伴)의 삶을 이어갔다.
그를 아는...
오늘은 반성의 자료로 전철(前轍)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앞의 수레가 엎어지면 뒤의 수레에 경계가 됩니다. 하, 은, 주 삼대가 오래 번영한 것은 지난 일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前車覆 後車戒 夫三代之所以長久者 其已事可知也] 전한(前漢)의 문제(文帝) 때 가의(賈誼·BC 200~BC 168)가 올린 상소문의 일부다. 한서(漢書) 가의전에 나온다.
그는 계속 이렇게 말했다....
이상(李箱)은 ‘거울’이라는 시에서 “거울 속에는 소리가 없소/저렇게까지 조용한 세상은 참 없을 것이오”라고 했다. 그리고 “거울 속에도 내게 귀가 있소./ 내 말을 못 알아듣는 딱한 귀가 두 개나 있소”라고 했다.
은감불원(殷鑑不遠)을 소개하면서 거울의 의미와 효능을 이야기했지만, 거울은 자의식을 상징하는 장치이다. 거울을 보는 것은 자기점검이자 반성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