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 축구팀이 16일 일본을 크게 이기면서 우리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한층 더 높아졌다.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2002년 서울 월드컵 때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하고 또 빌어 마지않는다.
그런데 축구 경기를 말하는 국민들의 표현이 두 가지이다. 혹자는 ‘경기’라고 하고 혹자는 ‘시합’이라고 한다. 경기와 시합은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일부에서 제기한 이른바 ‘홀대론’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나 외국 사례에 비추어 홀대를 받은 게 아니라 오히려 실질적 외교성과를 거둔 것 같은데 자꾸 ‘홀대론’을 제기하니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먹으면 ‘쌀국수 외교’이고 문 대통령이 중국의...
행사를 치르는 법식인 의식(儀式) 중에서도 손님맞이 ‘의전(儀典)’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내빈이 도착하면 누가 어디까지 나가서 영접하며, 앉는 자리는 어떤 순서로 배열하고, 축사는 어떠어떠한 분들께 요청할 것인지 등을 정하는 문제 때문에 오히려 행사의 본질은 뒷전으로 밀리고 ‘의전’ 문제에 매달려야 했던 시절이 있다.
내빈으로 참석한 사람의 입에서 “내...
영어에서 ‘보다’라는 의미를 가진 두 단어인 ‘see’와 ‘look’의 용도가 많이 다르듯이 한자도 ‘보다’라는 의미를 가진 글자가 적지 않은데 그 용도가 다 조금씩 다르다. ‘볼 간(看)’은 눈[目] 위에 손[手]이 붙은 글자이니 뭔가를 보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이마에 손을 얹고 본다는 뜻으로, 영어의 ‘Look’과 비슷한 의미이다. ‘볼 견(見)’은 ‘눈[目]’과 ‘사람...
‘습(習)’이라고 써 놓고서 [시(xi)]라고 읽은 어처구니없는 4자성어(?) ‘결시해리決習解李’가 가진 문제를 하나 더 지적해 보기로 한다. 중국어에서 동사 뒤의 명사는 거의 다 목적어이다. ‘동빈구조(動賓構造)’, 즉 ‘동사+빈어(賓語=목적어)’라고 하는 중국어의 문법 구조 때문에 동사 뒤의 명사는 거의 다 목적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국어의 이러한 특징에...
어느 언론매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두고 “우리 측 전략은 문 대통령이 중국에서 자주 사용한 4자 성어 식으로 ‘결시해리(決習解李)’라 표현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과 결단하고 리커창 총리와 푼다는 뜻이다”라는 보도한 후, 이 말도 안 되는 4자 성어가 날아다니고 있다. 적잖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읽힐 습’이라고 훈독하는 ‘習’의 우리...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 자유롭지 못하도록 누군가가 통제하는 것도 아닌데, 처한 상황을 스스로 껄끄럽게 느껴 말이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는 상황을 흔히 ‘어색하다’고 표현한다. 잘 모르는 사이이거나 별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사람과 마주 대하여 자연스럽지 못할 때도...
혼자서 밥을 먹고, 술도 혼자서 마시는 이른바 ‘혼밥족’,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남에게서 지워지는 일을 가능한 한 피하려는 풍조가 사회에 퍼지고 있다.
그다지 좋은 풍조는 아닌 것 같은데 세상은 이미 그렇게 돌아가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기고 나 또한 세상에 맞춰 남의 일에 간여하지 말고 내가 관여하는 일만 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아니면...
행사장에서 박지원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지지자로부터 달걀을 맞은 사건을 두고 어떤 언론은 ‘달걀 봉변’이라고 보도하고, 또 다른 언론은 ‘달걀 세례’라고 보도했다. 그런가 하면 또 어떤 언론은 ‘계란 봉변’ 혹은 ‘계란 세례’라고 보도했다.
계란(鷄卵)은 달걀의 한자어이다. 달걀은 ‘닭의 알’, 즉 ‘닭알’이 ‘달+ㄱ+알’의 분화를 통해 생긴...
세상에는 우연이 계기가 되어 새로운 말들이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은어(隱語)’나 ‘속어(俗語)’는 더더욱 예기치 않은 우연이 계기가 되어 생겨난다. 은어는 어떤 계층이나 부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네 구성원끼리만 사용하는 말이고, 속어는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유행어’라는...
날씨가 춥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종종걸음을 걷는 사람이 많다. 포장마차 호떡집에서 뜨거운 호떡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사람의 모습이 왠지 더 정겨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아내의 손을 잡아 자신의 코트 호주머니에 넣고서 나란히 걷는 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겨울은 뜨거운 호떡이 군침을 돌게 하고 따뜻한 호주머니가 포근한 정을 느끼게 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왜...
관공서로부터 받은 통지서나 금융상품 혹은 여행상품을 홍보하는 자료를 살피다 보면 “자세한 사항은 첨부한 자료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말을 적잖이 보게 된다. 그런가 하면, “참고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라는 투의 말도 주변에서 흔히 듣고 직접 사용기도 한다. ‘참조’와 ‘참고’는 어떻게 다를까?
‘참고’는 ‘參考’라고 쓰고...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쓰는 논문은 그 어떤 저술보다도 값지다. 대개의 학위 취득자들은 애써 연구한 결과를 알리기도 하고 학위를 취득한 기쁜 마음을 전하기 위해 그동안 수강을 했던 스승님과 대학에서 관련 분야를 연구하시는 교수님들, 학계의 선배들께 학위 논문을 드린다.
이때 책의 안표지에 어떤 말을 써서 드리는 게 좋을까? 물론, 한글로 “그동안...
꼭 전문가나 연구자가 아니더라도 요즈음에는 책을 내는 사람이 많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쓴 글을 책으로 엮어 지인들에게 나눠 주기도 하고, 어려움을 이겨낸 생활 수기나 투병기 등을 출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선거철만 되면 책을 출간한 후 ‘출판기념회’를 여는 정치인들도 있다.
그런데...
친구의 딸 결혼식 당일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가 한턱 내겠다며 혼주를 비롯하여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을 불러 모았다. 물론, 결혼식에 참석했던 친구들도 다시 모였다. 즐거운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다. 결혼식 당일에 사회를 맡았던 신랑 친구 젊은이가 뭔가를 한아름 들고 오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기존에 선물을 수령하지 못한 분들은 하나씩 가져가세요.”...
우리는 일상에서 ‘다시’라는 말을 참 많이 사용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든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등이 바로 그런 예이다. 이때의 다시는 ‘하던 것을 되풀이한다’거나, ‘방법이나 방향을 고쳐서 새롭게 한다’, 혹은 ‘하다가 그친 것을 계속한다’는 의미이다.
‘다시금’이라는 말도 있다. “농부는 다시금 괭이를 다잡았다”...
어느 국회의원이 경북 포항 지진과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과정에서 “간과해서 들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 자연스럽지 못한 표현이다.
간과는 한자로 ‘看過’라고 쓰며 각 글자는 ‘볼 간’, ‘지날(지나칠) 과’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한다면 ‘보고 지나감’이라는 뜻이다. 사전은 ‘看過’를 “큰 관심 없이 대강 보아...
요즈음에는 주전자에 술을 담아 따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보리차마저도 ‘티백(Tea bag)’ 형태로 출시되면서 물을 끓이는 데에도 전통적 모양의 주전자보다는 예쁜 디자인의 ‘커피포트(coffeepot)’를 사용한다.
주전자는 ‘酒煎子’라고 쓰며 각 글자는 ‘술 주’, ‘달일 전’, ‘아들 자’라고 훈독한다. 여기서의 ‘子’는 ‘아들’이라는 뜻이 아니고...
남보다 앞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거나 기회를 잡았을 때 우리는 흔히 “기선을 잡았다”, “선수를 쳤다” 등의 말을 한다. ‘기선’은 ‘機先’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기틀 기’, ‘먼저 선’이라고 훈독한다. ‘기틀 기(機)’의 ‘기틀’은 ‘어떤 일의 가장 중요한 계기나 조건’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機先은 ‘가장 중요한 계기나 조건을 먼저’라는 뜻이다....
한글 문서(hwp)를 작성하기 위해 컴퓨터 창을 열면 맨 상위 메뉴 중에 ‘입력’이 있다. 이 ‘입력’을 클릭하면 ‘주석’이라는 하위 메뉴가 뜨고, 이 ‘주석’에 커서를 놓으면 각주와 미주라는 차하위 메뉴가 나타난다. 대부분의 컴퓨터 사용자들은 각주와 미주의 기능을 잘 활용하면서도 그것을 왜 각주, 미주라고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각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