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외화대출 증가세 전환…엔화대출 감소세 지속

입력 2014-09-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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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미 달러화 대출 잔액이 소폭 증가에 그친 가운데 엔화대출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내은행의 거주자 외화대출은 254억3000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2억6000만달러(1.0%) 증가했다.

통화별로 보면 상반기 중 미 달러화 대출은 18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9억4000만달러 늘었다. 2분기 중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대출 상환 등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2013년 말 1055.4원에서 올해 3월 말 1064.7원, 6월 말 1011.8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엔화대출은 68억7000만달러로 전년 말 대비 7억4000만달러 줄었다. 엔화약세에 따른 대출 상환 및 원화대출 전환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원·엔 환율은 2013년 말 1002.3원에서 올해 6월 말 999.0원까지 떨어졌다.

미 달러화 대출과 엔화대출의 평균금리는 가산금리 축소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미 달러화 대출 평균금리는 2.76%로 전년 말 대비 0.12%포인트 내렸고 엔화대출 평균금리는 3.11%로 전년 말 대비 0.12%포인트 내렸다.

최근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 정책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 중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으로 외화유동성 사정이 호조를 보이면서 외화자금 공급 우위 상황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건전성 지표인 연체율(0.36%)과 고정이하여신비율(1.51%)은 전년 말 대비 각각 0.15%포인트, 0.33%포인트 하락했다. 환차손익의 경우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말보다 1조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금리가 하락하고 원화 강세 추세가 지속되면서 외화대출 차주의 이자부담은 감소하고 환차익이 발생했다며 부실여신 정리 등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크게 하락해 건전성도 호전되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내 경기부진 지속 등으로 시설자금 비중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외화대출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 말 대비 상승하는 등 대기업·중소기업 간 건전성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및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향후 차주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여신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연간 부실외화자산 정리계획에 따른 각 은행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미흡은행에 대해서는 개별 지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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