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이 금융당국의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수협은행은 3개월 기준 4000만달러의 외화자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기준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수협은행을 제외한 모든 국내은행이 이를 통과했다. 은행권에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이 나온 것은 3월말 외환은행(5000만달러 부족) 이후 두달만이다.
이번 테스트는 외화차입금이 만기연장 없이 상환(장·단기 차환율 각 0%·40%)되고 외화대출금을 전액 만기연장(100% 차환)한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상황을 가정하고 진행됐다. 대상기간을 3개월로 설정해 누적 자금기준으로 자금잉여(+)를 유지해야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조사 대상 18개 은행 중 수협만이 3개월 기준으로 4000만달러의 외화자금 부족액이 발생했다. 7월중 만기도래 예정인 3억달러의 차입금과 1억5000만달러의 콜머니 등으로 외화자금 유출이 3억1000만달러 증가한 것이 주요인이었다
금감원은 수협은행의 자금부장을 소환해 경위서를 징구했으며 수협으로 하여금 부족한 돈을 뒤늦게 채워 넣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협의 경우 전체 은행에서 차지하는 외화 비중이 극히 적고 자금과부족이 일시적인 요인이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테스트 대상이었던 18개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5월말 기준으로 19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테스트를 처음 시행했던 2011년 6월말 14개 은행에서 69억8000만달러의 외화자금 과부족이 발생했던 것에 비해서는 3년여만에 외화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금감원은 하반기에도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하고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티리토 산토(BES)의 회계부정 등 불안요인이 있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