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새우업계, ‘고기잡이 노예’ 파문…재벌 CP푸즈 배후

“어업계 종사자 90% 27만명 이주노동자 노예 위험 노출”

태국 새우업계가 선원들을 불법 매매ㆍ감금ㆍ고문ㆍ살해하는 등 ‘노예’로 부리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반년 간의 탐사보도 끝에 ‘아시아 노예들이 만든 새우가 슈퍼마켓에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내며 새우 노예의 규모가 수십만 명으로 추정되나 태국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태국 바다 위의 수많은 선원은 납치당하거나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선주에게 불법으로 팔려 ‘노예선’에 올라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배에 탄 순간부터 이들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으며 몇 년간 임금도 받지 못하고 각성제까지 먹어가며 하루 20시간씩 일했다.

주기적인 구타는 물론 전기고문까지 했으며 제대로 된 음식은 드물었고 쇠사슬에 묶여 지내는 때도 있었다.

노예선에서 탈출한 한 선원은 “선장이 자신의 눈앞에서 동료 선원 20명을 총으로 쏴 죽인 뒤 바다에 버렸다”고 말했다.

이들 대부분은 캄보디아ㆍ미얀마 출신으로 공장 일자리를 찾아 태국에 왔다가 직업소개 브로커에게 속아 250파운드(약 42만5000원)란 헐값에 팔렸다.

노예의 숫자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 30만명의 태국 어업계 종사자 중 90%가 이주노동자로 최소 27만명이 노예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가디언은 새우 노예 메커니즘의 배후에 세계 최대 새우 양식업체 CP푸즈(Charoen Pokphand)를 지목했다.

연매출 330억 달러(약 33조5000억원) 달하는 식품 대기업 CP푸즈는 노예선을 운영ㆍ고용하는 약 40개의 새우사료 공급자들에게 사료를 받아 새우를 양식한다.

태국 정부는 ‘먼 산 불구경’ 중 이다. 그 원인은 태국이 세계 최대 새우 수출국으로 현재 새우수출로만 한해에 73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한 고위 관료는 “정부가 선원들을 속인 직업소개 브로커를 모두 없애고 상황을 정상화할 수 있으나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가디언은 “태국 새우산업은 감시 사각지대에 있으며 (손을 놓은) 정부와 싼값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브로커라는 ‘마피아’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