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망명
'세월호 실소유주'로 10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조세포탈 혐의를 받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지난주 정치적 망명 시도 정황이 잡혔다.
구체적인 사유는 종교적 박해를 앞세운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망명 선호도 1위 나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관련업계와 연합뉴스, 검찰 등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최근 익명의 인사가 우리나라 주재 모 대사관에 유씨의 정치적 망명 가능성을 타진했다"면서 "대사관에서는 단순 형사범이라는 이유로 망명 신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는 세월호 참사를 야기한 단순 형사범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떠한 명분으로도 망명 신청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각국 외교 공관에 제대로 설명해줄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 씨가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에 망명을 시도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외교적 문제가 있어 특정나라를 말하기 어렵다"면서 "여러 나라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사회 동향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망명에 너그러운 나라는 주로 인권 국가다.
태국의 탁신 친나왓 전 총리는 영국으로 두 차례 망명했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총리에서 쫓겨난 탁신은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망명 생활 도중,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해 구단주가 되기도 했다.
이후 측근 세력이 다시 태국에서 집권하자 망명생활을 끝내고 탁신은 태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후 비리와 관련 재판을 받게되자 탁신은 다시 망명을 결심했다. 당시 탁신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중국으로 간다고 재판부에 알렸다. 하지만 탁신은 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중국현지에서 다시 영국행을 선택했다. 탁신의 두 번째 망명 역시 성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체제에 불만을 가진 러시아 신흥재벌들 역시 런던으로 몰려가 망명을 신청하기도 했다. 영국은 상대적으로 외국자본에 대해 너그러운 편이다. 때문에 대규모 자산가의 망명이 줄을 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검찰은 유씨가 누구를 통해 어떤 경로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법상 유씨는 난민에 해당하지 않고 현재 구속영장이 발부돼 도주 중인 자"라며 "망명을 빙자해 유씨의 도피를 도운 사람은 범인도피에 명백히 해당하는만큼 엄격히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천해지‧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기에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 또 유 전 회장이 해외도피를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