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새벽 전남 장성 효실천나눔사랑 요양병원(이하 효사랑요양병원)에서 화재로 29명의 사상자(사망 21명, 중상 6명, 경상 2명)가 발생한 가운데 정부의 허술한 요양병원 관리로 인해 피해자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요양병원이 급증, 이들 기관이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우려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효사랑병원은 이달 9일 복지부, 21일 전라남도의 안전점검을 받았았다. 그러면서도 이번 참사를 막지 못했던 것이다. 특히 복지부 점검은 자체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역시 세월호 사고를 이유로 아직까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돼 안전관리 점검표를 병원에 내려보냈는데 아직 전남 지역이 사고수습이 끝난 게 아니라 점검결과 확인을 좀 미루고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효사랑병원은 지난해 12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기관으러 더 큰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 인증은 안전관리, 진료시스템 등 203개 항목을 조사받은 뒤 전체의 80% 이상을 충족할 때 주어진다. 이에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증원의 화재 관련 조사항목에는 △화재 안전관리 활동 계획이 있다 △활동계획에 따라 화재 예방점검을 수행한다 △직원은 소방안전에 대해 교육을 받고 그 내용을 이해한다 △금연에 대한 규정이 있다 △금연을 준수한다 등 대부분 계획과 규정 여부만 따지는 선이다.
이와 함께 턱없이 부족한 요양병원의 인력 상황도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현재 전국의 노인요양병원은 2001년 28곳에서 현재 1262곳으로 13년 만에 40배 넘게 급증했다. 현재 입원환자만 14만명에 육박한다.
심평원 조사(2012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의사 1인당 평균 담당 환자 수는 31.0명에 이르렀고, 많은 경우 의사 1명이 65명을 진료하기도 했다. 간호사의 경우 역시 1인당 평균 담당 환자 수가 11.4명, 최대 47.1명으로 나타났다. 평일 야간이나 휴일에 당직의사가 상주하는 요양병원도 44%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