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제조업체 레노버가 예상을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양위안칭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다.
레노버는 21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 순이익이 1억5830만 달러(약 162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억2690만 달러)에 비해 늘어난 것이나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억6360만 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9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78억3000만 달러)와 전문가 전망치(90억 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스마트폰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실적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다.
양 CEO는 글로벌 PC시장이 3년 연속 위축된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는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 20개국 스마트폰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현재보다 시장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차이나인터내셔널캐피탈의 첸카이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레노버의 주요 성장동력은 사실상 해외시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레노버가 글로벌 PC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지만 PC시장 파이 자체가 작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의 글로벌 PC시장 점유율은 지난 분기에 17%에 달했으나 글로벌 PC 출하는 같은 기간 전년보다 1.7% 줄어들었다.
여기에 최근 주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여전히 존재감은 미미하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레노버의 스마트폰 출하는 전년 동기 대비 63% 급증한 1290만대를 기록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4.6%로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3.6%였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과 애플이 견고하게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 같은 중국 경쟁업체인 화웨이에도 점유율 부분에서 뒤지고 있다.
양 CEO는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스마트폰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지난 1월 IBM의 저가 서버사업부와 구글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에 약 5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회사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날 레노버는 홍콩증시에서 전일 대비 2.30% 상승한 9.36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회사의 주가는 올 들어 2.1%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