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재가 MBC ‘휴먼다큐 사랑’ 3부 '수현아, 컵짜이 나'(연출 이모현) 편 내레이션 녹음을 마쳤다.
이성재는 지난 17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MBC 내 한 스튜디오에서 더빙을 진행했다.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먼저 도착한 이성재는 일찌감치 녹음 부스에 자리 잡고 앉아 연신 대본을 읽는 모습이었다. 이미 대본에는 밑줄과 메모들이 한 가득해 공들여 연습해 온 흔적이 역력했다.
다정다감한 아빠로 알려진 이성재는 내레이션에 감정을 실었다. 초반부 수현 아빠·엄마의 운명 같은 만남과 사랑 이야길 전할 때는 마치 자신의 연애시절이 떠오르는지 설레고 들뜬 목소리로 대사를 읽어내려 갔다. ‘사랑스러운 아들과 아내’란 대사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운 아내’라 읽어 은근 ‘아내 바보’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5살 수현이의 귀여운 몸짓과 애교 장면에서 넋을 놓고 바라보는 눈빛은 영락없는 아빠였다. 수현 아빠의 눈물 젖은 인터뷰에서는 그 아픔을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었다. 수현이의 상황이 설상가상으로 악화될 때에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운 듯, 목소리가 떨리며 격앙되기도 했다. 그러나 다큐의 말미에 예상치 못한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수현이와 오열하며 인터뷰를 하는 수현 아빠의 모습 앞에선 숙연해진 표정으로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더빙을 모두 마치고 스튜디오를 떠나는 길에서, 이성재 씨는 아빠로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이야길 전했다. 한편 아이가 아픈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 가족의 애틋한 사랑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조심스러운 얘기이지만 재미있었다’는 소감도 남겼다.
더빙 후 이성재 인터뷰 Q&A
-처음 섭외 받고 어땠는지?
“매년 ‘휴먼다큐 사랑’이 방영되기만을 은근 기다리고 있었죠. 워낙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휴먼 다큐,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를 정말 좋아하기에, 매 년 챙겨봤고, 눈물도 많이 흘리고. 예전에 한번은 혼자 침실에서 ‘휴먼다큐 사랑’을 본 적이 있었는데, 태어나서 그렇게 헉헉거리면서 울면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애정이 있는 프로그램이라, 내레이션 요청이 왔을 때 두말없이 ‘하겠다’고 했죠.”
-내레이션 한다고 하니 딸들 반응은?
“저희 애들이야 항상 아빠를 믿으니까요. 게다가 <휴먼다큐 사랑>은 믿고 보는 프로라 생각하기 때문에 소식을 듣고 좋아했죠.”
-‘수현아, 컵짜이 나(고마워)’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미리 대본을 읽어 봤을 때부터 느낀 생각인데 부부의 사랑이 참 지극하더라고요. 또 저도 부모 입장이라 수현이가 힘들어하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남고요. 한편 희귀병(루게릭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생각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요.”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 가슴 아팠던 부분?
“제일 가슴 아팠던 게 수현이가 피부 숙주반응 일어났을 때의 모습이었어요. 수현이가 너무 안 됐다, 싶고요. 아빠의 심정은 어떨까란 생각에 계속 걱정이 되고요. 부모의 입장에서 아빠 인터뷰를 들을 때, 공감이 가면서도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수현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
“건강하게 잘 커 달라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해 주고 싶은 말이네요. 정말로 이렇게 힘들게 역경을 이겨내서 나중에 정말로 사회에서든 어디서든 큰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남들한테 베풀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고요,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라길 간절히 바랍니다.”
-수현이처럼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에게?
“수현이도 어린 나이에 병을 꿋꿋이 이겨냈듯이 지금 희귀병이나 불치병으로 고생하고 계신 분들, 희망을 가지시고, 어떤 역경이든 모두 뒤에 올 기쁨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하니, 용기 잃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현이처럼 병을 이겨내는 날이 어서 오기를 정말 기도합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시청자 여러분, 이번에 제가 내레이션을 맡은 ‘휴먼다큐 사랑’ ‘수현아, 컵짜이 나’. ‘컵짜이 나’는 태국말로 ‘고맙다’는 뜻이라는데요, 많이 기대해 주시고요. 제가 내레이션을 하면서 많은 감동을 받은 것만큼 여러분도 그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5월에는 항상 마음이 따뜻해지는 ‘휴먼다큐 사랑’과 함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