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둔화한 모습을 보였으나 예상보다는 악화하지 않아 시장에 다소 안도감을 주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현지시간) 중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4%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3%를 소폭 웃돈 것이나 지난해 4분기의 7.7%에서 하락한 것이다.
이날 나온 다른 경제지표도 비교적 시장 전망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했다. 수치는 전문가 예상치 9.0%를 밑돌았으나 지난 1~2월 증가폭인 8.6%는 웃돌았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12.2% 증가해 시장 전망인 12.1%와 지난 1~2월의 11.8%를 웃돌았다.
국가통계국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날)’변수를 감안해 1~2월에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을 월별로 집계하지 않고 합산해서 발표했다.
지난 1분기 농촌 제외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이는 지난 1~2월의 17.9%와 전문가 예상치 18.0%를 밑도는 증가폭이다.
스웨덴 SEB은행의 션 요코타 아시아 전략 부문 대표는 “중국 성장률이 예상을 소폭 웃돌면서 시장을 안심시켰다”며 “중국 경제성장 전망이 다소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날 지표는 미국 경제회복에 따라 중국 수출전망도 개선될 것이라는 우리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아시아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2.3% 급등한 1만4313.73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오전 11시30분 현재 0.5% 올랐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16% 하락으로 낙폭이 축소됐다. 달러·엔 환율은 중국 GDP 발표 직전인 102.13엔에서 102.18엔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난 분기 중국 성장률이 시장 전망은 웃돌았으나 6개 분기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경제수장들이 신용팽창을 억제하는 지금의 정책 기조를 유지할지, 다시 성장을 추구할지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프랜시스 청 중국·홍콩 전략 부문 대표는 “GDP 수치가 예상보다 좋게 나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경제를 연착륙시킬 좋은 신호”라며 “다만 하반기에 여전히 뚜렷한 경기하강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