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사 노선 침범·덤핑에… 벼랑 끝에 선 중견선사들

입력 2014-03-11 10:07 수정 2014-03-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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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한진해운 등 근해 운송 확대로 동남아 노선운임 40% ‘뚝’

원양 노선이 주 무대였던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대형선사들이 근해 지역으로 운송 영역을 확대하자 중견선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견선사들은 대형선사들이 근해에 초대형 선박을 투입하고, 물동량 확보를 위해 운임을 덤핑하는 등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형선사들은 지난해 6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팬오션이 동남아 노선에서 철수하자 곧 바로 선박을 투입시켰고 이후 6개월 가량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벌였다. 현대상선도 7월께 선박 2척을 투입했고, 한진해운 역시 비슷한 시기에 공동운항 형식으로 선박 1척을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중견선사 7~8군데가 서비스를 하고 있는 동남아 노선 운임은 지난해 대비 최대 60%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에 대해 대형선사 관계자는 "이는 기존 팬오션과 공동운항하던 서비스 노선 유지를 위해 선박을 투입한 것으로 근해 영업 강화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홍콩 노선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견선사인 A사는 이 노선에서 TUE(1TUE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당 150달러 운임 체계를 고수했지만 대형선사가 들어오면서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A사 관계자는 “대형선사들은 중견선사보다 2~3배가 큰 선박을 이용해 운임을 덤핑하는 등 물량을 싹쓸이해간다”며 “운임이 하향추세로 돌아서자 화주 역시 운임하락을 요구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7000억~1조원의 매출을 거둔 고려해운,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중견선사의 영업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홍콩 노선운임은 지난해보다 평균 20~30% 가량 떨어졌다. 중견선사인 B사 관계자는 “연간 물동량이 100만TEU라고 가정할 때 운임이 20% 이상 하락할 경우 연간 2000만 달러까지 매출 손실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대형선사들이 근해 노선을 강화하는 것은 해운업 침체로 유럽, 미국 등 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을 뿐 아니라, 글로벌 1~3위 선사의 해운동맹체인 ‘P3(머스크·MSC·CMA CGM)’가 연내 출범하기 때문이다.

중견선사들은 경쟁 과열로 인한 운임하락으로 대형선사들이 영업에 큰 재미를 못보자 오히려 중견선사들에게 운임 회복 시도를 제안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현재 동남아정기선사협의회, 한국근해수송협의회 등 각종 협의회는 지역별로 TEU 당 100달러 인상을 결의했으며 오는 15일 관철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초 일본 노선을 강화하며 선박 한 척을 투입시킨 한진해운은 운송루트 한 곳을 3월 중으로 다시 정리할 예정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아주역내 항로는 추가 영업 확장이 아닌 기존 화주에 대한 안정적 서비스 제공과 수익성 관점에 기반한 영업패턴"이라며 "일본 노선과 같이 특정 노선의 적자 심화가 예상되면 노선 합리화 조치를 통해 축소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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