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업계에서 유동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투자기업인 소호차이나의 장신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유동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유동성 악화가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 현금이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CEO는 최근 상하이에서 2건의 프로젝트를 매각하려 했으나 실제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투자자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십억 위안 규모의 프로젝트를 처분하려 한다면 유동성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호차이나는 지난 주 상하이에서 2채의 상업용 건물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각 규모는 52억3000만 위안(약 9140억원) 정도로 이 역시 초기 매각 예상액에서 줄어든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중국 부동산업계는 체질 개선을 위한 자산 처분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호차이나 역시 상하이 건물을 처분해 비핵심 자산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장 CEO는 “지난 여름 첫번째 유동성 위기가 왔을 당시, 우리는 상황이 지속되고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이에 따라 비핵심 자산의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부동산시장이 자체적으로 안정화할 수 있겠지만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장 CEO는 “시장은 조정을 겪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상당한 규모의 현금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위안화의 환율 추이 역시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는 “최근 위안화의 움직임이 기술적인 조정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앞으로 수주에 걸친 움직임이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대다수는 대비책도 없이 달러 부채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업계가 높은 레버리지를 갖고 있어 위안화의 약세가 이어진다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중국 부동산개발업계의 부채 중 90% 정도가 달러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일단 주춤한 상황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9.6% 올랐다. 이는 전월의 9.9%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14개월 만에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장 CEO는 공동대표인 남편 판스이와 함께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부부 경영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인기 블로거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말 한마디는 부동산업계는 물론 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