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독일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 공장의 노동자들이 투표를 통해 전미자동차노조(UAW)에 가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폭스바겐의 결정은 최근 회원 수 감소하면서 영향력이 약화된 UAW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는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의 시간제 노동자 1550명 이 지난 사흘간 투표를 실시한 결과 712대 626명으로 UAW에 가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WSJ는 노동자 대부분이 고비용의 노동 계약, 복잡한 취업 규칙 등을 유발하는 UAW와 경영계의 격렬한 싸움 때문에 가입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UAW의 성향을 지적하는 노동자들도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따라 UAW는 앞으로 최소 1년 동안 채터누가의 폴크스바겐 공장을 가입시키려는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
UAW는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제3자가 일자리 창출 모델과 공장의 장래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밥 킹 UAW 위원장은 자신이 임기를 마치는 6월까지 외국 자동차 업체 한 곳 이상을 UAW에 가입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지키기 어려워졌다.
폴크스바겐이 UAW에 가입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UAW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WSJ는 분석했다.
UAW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체 ‘빅3’가 인력을 감축하면서 한때 150만 명에 달했던 가입 노조원이 40만 명으로 줄었다.
또 일부 주에서 노조 가입이나 노조비 납부를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근로권법’을 승인하면서 곤경에 빠졌다.
UAW는 반노조 정서가 강한 미국 남부 주에서 폭스바겐 공장을 가입시켜 다른 외국 업체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미국 남부에는 현대ㆍ기아자동차를 비롯해 독일 다임러와 BMW, 토요타와 혼다 등 외국계 자동차업체들의 공장이 많지만 아직 단 한 곳도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
이번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 노조 영입 노력이 물거품 되면서 UAW의 내년 자동차 빅3 업체와의 협상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션 맥컬린든 자동차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AW가 새 회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