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재매각한 KKR·AEP, 5년 만에 3조5000억 벌었다

입력 2014-01-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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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60% ‘1위’ 오르며 기업가치 급성장

국내 맥주 시장 1위인 오비맥주가 5년 전 주인에게 되돌아간다. 2009년 7월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오비맥주를 매각한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는 20일 오후 58억 달러(약 6조1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5년 전 18억 달러(약 2조3000억) 보다 3배가 뛴 금액이다. KKR·AEP는 언아웃 조항에 따라 AB인베브에 재매각 이익의 15%를 배분하더라도 약 3조50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

오비맥주의 재 매각설은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거론됐다. AB인베브가 2009년 7월 호이저부시와 인베브의 합병 이후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오비맥주를 매각했고, 5년 이내에 우선 매수하는 조건(콜옵션)을 걸었기 때문이다. 다만, 5년 새 3배 이상 커진 가치 평가 금액은 부담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약 2년 전에도 롯데그룹과 오리온그룹이 오비맥주 인수를 검토한 적 있지만 3조3000억원 수준의 높은 가격에 부딪혀 무산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AB인베브가 6조원이 넘는 인수 규모에 합의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도 “오비맥주의 기업 가치가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KKR·AEP는 AB인베브가 1998년 두산그룹에서 오비맥주를 인수한 후 12년 동안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KKR·AEP가 인수한 2009년, 오비맥주는 하이트진로에 밀리는 만년 2위 업체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2011년 하이트진로를 따라 잡은 오비맥주는 2년 뒤인 지난해 말 국내 시장 점유율 60%(업계 추정)를 넘어섰다.

여기에는 KKR·AEP의 경영 전략이 주효했다. KKR·AEP는 비용절감 대신 투자를 대폭 늘렸다. 2010년부터 시설 투자금으로 2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연간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기준 1억4000만상자(1상자=500㎖ 20병)로 2009년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오비맥주가 새 주인을 만나면서 국내 맥주 시장은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AB인베브는 세계 최대 맥주 기업인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크고, 롯데그룹은 상반기 자체 생산 맥주 브랜드를 출시한다. 시장 1위의 명예 회복을 위한 하이트진로의 추격도 거셀 전망이다.

그러나 AB인베브의 오비맥주 재인수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높다. 기업실사 과정에서 최종 합의가 남아 있고 ‘기타 선결 조건을 충족할 경우’라는 중의적인 표현의 단서조항도 걸림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금액이 시장의 평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고,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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