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난 ‘진짜 사나이’

입력 2014-01-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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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순현 중사 교통사고 후 뇌사… 고인 평소 뜻에 따라 장기이식

“동생은 떠났지만 언젠가 어디에서든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동생의 신체 일부가 8명의 사람 몸에 남아 있으니 우연히 스쳐 지나친다고 해도 동생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고(故) 손순현 중사(29)는 대한민국 육군 부사관이자 효심 가득한 아들이었다.

지난달 12일 전국에 폭설이 내리던 날 손 중사는 동료 두 명과 함께 퇴근길에 나섰다가 차가 미끄러지면서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변을 당했다.

이 사고로 손 중사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의식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그가 깨어나길 기도했다.

그러나 나흘 뒤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담당 의사는 “뇌를 제외한 나머지 장기가 굉장히 튼튼하다. 마지막 가는 길이니 좋은 일 하고 가시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가족들에게 장기기증을 제안했다.

손 중사의 죽음도 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가족들은 망설였고 손 중사의 병실을 지키고 있던 여자친구 지연(가명·29)씨가 평소 장기기증을 원했다는 고인의 뜻을 전했다.

지난달 19일 오전 현대 아산병원으로 옮겨진 손 중사는 뇌사판정위원회에서 뇌사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손 중사의 심장과 신장, 췌장, 각막, 간 등이 적출됐다. 손 중사의 장기는 서울 삼성병원 등으로 보내져 총 8명에게 새 삶을 안겨줬다.

손 중사의 형 손일호(33)씨는 “동생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지만 8명의 새 생명을 살렸으니 동생도 간접적으로 살아 있는 게 아닐까. 어디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동생이 살아있다고 생각하니 한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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