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보는 경제]청년이 살아야 미래가 산다

입력 2013-12-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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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훈 시인·KDB산업은행 부장

청년들의 취업시즌이 시작됐다. 각 기업들의 정문에 취업축하 플래카드가 걸렸다. 면접을 보느라 빌딩이며 사무실을 오가는 청년들의 얼굴들, 잔뜩 긴장된 모습이 안타깝고 처진 어깨가 안쓰럽다. 그렇다. 모든 청년이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하는 청년이 더 많아 보인다. 청년은 국가의 보배, 청년이 살아야 민족이 산다고 한 사람은 도산 안창호다. 청년들에게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 실패하여도 실패 그 자체가 자산이 되는 것이 청년이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각박하다.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공식적으로 약 3.3%, 청년실업률은 7.5% 정도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7.5%였지만, 실제 청년 실업률은 16.7%에 이른다.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6명 중 1명꼴로 취업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의미다.

2010년 튀니지의 한 도시에서 26세의 청년 모하메드가 온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직장을 잃은 후 거리에서 장사를 시작했지만 불법 노점상이라는 이유로 팔던 물건을 모두 빼앗기고 폭행까지 당한 뒤 사망했다. 가족들의 항의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었고, 불과 20일 만에 대통령이 망명하게 되고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이를 ‘재스민 혁명’이라 부른다. 재스민은 튀니지의 국화이다. 혁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과 예멘 대통령이 하야했고 요르단의 내각도 총사퇴했다. 리비아의 경우 가다피가 시위대를 무력진압하면서 내전으로까지 확대됐다. 시위 발생 당시 튀니지의 실업률은 14%, 리비아와 예멘, 바레인의 실업률도 20% 안팎을 넘나들었다. 높은 청년실업이 혁명의 에너지원이 되었다.

리처드 왓슨(Richard Watson)이라는 미래학자가 있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래를 발명할 수는 있다’라고 말한다. 청년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청년들을 나라의 보배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안이 있다. ‘여성·가족부’를 ‘청년·여성부’로 바꿨으면 한다. 이에 보다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그리고 중점적으로 청년문제를 다루는 게 좋겠다. 사실 청년문제의 속성과 여성문제의 속성은 많이 비슷하다. 양쪽이 모두 취업문제가 심각한 것이 그렇고, 그 중요성에 비해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점도 그렇다. 출산율 저조와 향후 노동력의 부족이 예상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여성문제와 청년문제가 우리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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