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올해의 최고 예능인…개그에 대한 열정 빛났다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3-12-2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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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013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는 김준호다. 김준호는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자리에 일어섰고, 터벅터벅 단상 위로 걸어 나온다. 뒤를 이어 동료 선후배 개그맨이 떼를 지어 무대 위로 올라와 축하해준다. ‘개그콘서트’ ‘1박2일’ ‘인간의 조건’ 팀도 함께 했다. ‘개그계의 좀비 김준호’ 현수막도 눈에 띈다. 김준호는 대상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 MC 신동엽에게 ‘저 주신거에요? 진짜?’라고 재차 확인한다. 단짝 개그맨 김대희는 김준호를 꼭 안으며 수상을 축하했고, 눈물을 보였다. 21일 방송된 ‘2013 KBS 연예대상’ 시상식 광경이다.

개그맨 김준호가 올해 최고의 예능인 자리를 꿰찼다. 올해 다양한 프로그램(‘개그콘서트’ ‘인간의 조건’ ‘1박2일’ 등)에서 시청자에 웃음과 감동을 주고자 고군분투한 당연한 결과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표 예능인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이영자, 신동엽 등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의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특히 10년 만에 ‘개그콘서트’의 타이틀로 대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점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많은 이들이 김준호의 대상수상을 반기는 이유는 ‘개그에 대한 열정’이다. 개그맨으로서 ‘코미디’라는 끈을 놓지 낳고 데뷔 이후 지금까지도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위해 매주 아이디어를 쥐어짰다. 데뷔한 지는 17년째, ‘개그콘서트’ 멤버가 된 지 15년 동안이다. 그간 김준호는 무려 15년 동안 한 프로그램(‘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며 개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드러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현섭, 정종철, 이수근, 박준형, 김병만 등의 그늘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했다.

지난 2009년에는 도박사건으로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 하는 불명예를 겪었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뼈 속까지 시린 차디찬 시련을 맛봐야했다. 복귀하기까지 얼마나 망설였을까. 그는 재기의 발판으로 ‘개그콘서트’를 선택했다. 그것도 하차했던 코너 ‘씁쓸한 인생’ 마지막회를 통해서다. 그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서 자신의 개그 세계를 그려냈고 다시 맏형으로서 중심을 잡아 나갔다. 올해 그는 ‘개그콘서트’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조건’ ‘1박2일’에 출연하며 수많은 유행어를 낳았고,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맹활약했다.

이뿐만 아니다. 김준호는 2011년 코코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그로 인해 개그맨으로 인생의 길을 중도포기하거나 다른 살 길을 찾아야만했던 개그맨 동료, 후배, 지망생들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점도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특히 개그맨의 입지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후배를 양성에 힘을 쏟아 개그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KBS

‘개그계의 좀비 김준호’라는 문구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중학교 때 심형래의 코미디를 보러왔다가 경비원에게 퇴짜를 맞고 당당히 방송국에 입성하리라 마음먹은 뒤 경비원에게 복수하기위해 개그맨이 됐다는 그는 20년 넘게 한 곳만 바라보고 꿈을 위해 달렸다. 힘들고 배고픈 삶을 살 때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개그계를 잠시 떠나야 할 때도, 생활고에 시달려 꿈을 접어야 하는 순간에도 ‘개그맨’이라는 이름을 놓지 않고 좀비처럼 다시 일어나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김준호가 ‘올해 최고 예능인’에 이름을 당당히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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