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험 민원 감축의 역설- 강구귀 금융부 기자

입력 2013-12-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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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민원 감축은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 취임하면서 내건 올해 보험감독의 핵심 과제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좋은 목적이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소리는 좀 다르다. 일부 보험계약자들이 금감원의‘민원 감축’을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 보험사 고객담당 총괄 임원은 “금감원의 민원감축 방안이 발표되면서 오히려 민원이 대폭 늘어났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때문에 고객담당 부서는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계약자들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임원은 “금감원이 민원감축을 의욕적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의도성을 가진 민원이 늘어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겠냐”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VOC(고객의 소리) 등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민원을 줄이고 있다. 업계 차원에서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민원감축 노력과 실적을 자체 개발한 민원감축 지수에 반영해 점수화하고, 연 2회 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점수가 낮은 보험사는 경영진을 면담하고 검사를 실시하는 등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이다. 보험사는“너무한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소비자를 위해 평가지표를 도입했지만, 그것이 보험사기성 ‘악성민원’을 유발시켜서는 건전한 보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 감독당국은 보험사 평가지표로 보험민원 축소를 압박하기보다 보험사 자제적으로 감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채찍의 매는 필요하지만, 그보다 필요한 것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는 것이다. 금감원의 소비자보호 의지에 대해 보험사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만큼, 정책 적용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우를 금감원은 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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