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25년 곤충관 근무자를 원치 않는 ‘호랑이 굴’로 넣었다”

입력 2013-11-2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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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원측, 안전관리 미숙 인정…비난 여론 ‘부글부글’

▲서울대공원 호랑이의 사육사 습격 사고와 관련,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이 25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사고 경위 및 향후 대책을 발표하며 사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4일 서울대공원에서 호랑이에 물려 중태에 빠진 사육사 심모(52)씨는 호랑이 사육 경험이 전혀 없이 맹수사에 투입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공원측은 안이한 안전 관리 대책에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은 25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심씨는 1987년 입사한 뒤 25년간 곤충관에 근무하다 올 초 맹수사로 자리를 옮겼다"며 "호랑이사에 가서도 이전처럼 잘 관리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인사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사육사들이 원하는 곳으로 배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근무 분야별로 보직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어 순환근무를 하고 있다"며 "심씨는 곤충관에 남아있길 원했다"고 말했다.

서울대공원은 입사 3년 이내 직원들을 상대로 순환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심씨는 입사 20년이 넘은 경력때문에 교육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 교육없이 곧바로 호랑이 우리에 투입된 것이다. 대공원측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사육사 4명을 본인이 희망하지 않은 사육사로 전보조치 했다.

2인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안 대공원장은 "사고 당시 동료 사육사가 인근 퓨마사에서 먹이를 주고 올라오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며 2인1조로 움직여야 하는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한 여우사에 호랑이를 임시 배치하면서 전시장 철창만 강화했을 뿐, 별다른 관리 메뉴얼은 없었다. 안 대공원장은 "시베리아 수컷 호랑이 로스토프(3)가 사육사를 공격한 여우사에는 CCTV가 없어 호랑이가 밖으로 나온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여우사 내부 방사장을 뛰쳐나온 호랑이와 관람객을 막고 있는 것는 1.41m의 낮은 담이 전부였다.

서울대공원측은 모든 동물 우리의 출입문 잠금장치를 재점검하고 펜스도 5m로 높이는 등 후속대책을 내놨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대공원측은 호랑이 전시를 즉각 중단한 상태다. 향후 호랑이 처리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푸틴대통령이 선물한 멸종위기종 순종 시베리아 호랑이인데다 제발로 우리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에서 사살하도록 된 규정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육사 심씨는 수원 아주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뇌사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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