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일 재보궐 선거 지역이 경기 화성 갑과 경북 포항 남·울릉 등 2곳으로 확정된 가운데 여야가 본격적인 재보선 준비에 돌입했다. 화성갑은 새누리당이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천한 데 이어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도 출마를 놓고 고민에 들어갔다.
일단 손 고문은 6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출마 재요청에 “국민의 뜻을 들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에 따라 무산되는 듯했던 ‘손학규 차출설’이 다시 언급됐다.
또 김 대표는 “당의 총의로 재보선에 출마해줄 것을 요청드렸다”며 “(지난 4일 첫 회동 후) 이틀 동안 당에서 보다 (손 고문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들이 집약되고 있다는 걸 다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선 손 고문이 기존의 완강한 불출마 입장에서 ‘유보’로 물러선 만큼 출마 쪽으로 선회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손 고문의 비서실장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이사도 회동 후 “여지를 아예 차단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손 고문은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8일 저녁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기념식에서 최종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7일 “화성갑 출마를 완강히 거절했던 손 고문이 ‘국민의 뜻을 들어보겠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건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많은 기대를 갖고 있고, 손 고문이 출마할 경우 서청원 전 대표와 붙어볼만 하다”고 말했다.
화성갑에 친박 측근인 서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민주당이 손 고문을 비롯한 거물급을 내세운다면 박근혜정부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조기 심판무대 성격을 띠는 등 의미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새누리당이 포항 남·울릉군 재선거 후보로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공천한 가운데 민주당은 이 지역에 허대만 지역위원장의 공천이 확정적이어서 10월 재보선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단수 후보 지역인 포항 남·울릉 공천 후보만을 확정짓고, 화성갑의 경우 손 고문이 최종입장을 밝힐 8일 이후에나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