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우체국 알뜰폰 판매 첫날…직원들은 하나같이 "잘 몰라요"

입력 2013-09-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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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 단말기 없이 종이 모형만 전시… 담당자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일”

▲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저희도 위에서 시켜서 한번 교육만 받았지 사실 잘 몰라요. 고객센터 전화 하시는게 정확해요”

우체국 알뜰폰 판매 첫날인 27일 오전 9시 서울 A우체국. 알뜰폰 판매 담당 직원 앞에는 60대로 보이는 한 명의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휴대폰 단말기 실제 물건도 없이, 전시해놓은 종이 모형, 요금이 적힌 한 장의 종이만 앞에 둔 채 여러 궁금증들을 쏟아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팸플릿 보시면 나와 있으니, 요금과 기계 결정하고 다시 오세요”라는 대답 뿐이었다.

또 다시 기계(단말기)라도 보고 가겠다는 그의 말에 직원은 “기계가 없어요”라는 말로 결국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기자 역시 직접 알뜰폰 가입을 위해 상담을 신청했지만, 우체국 직원은 다른 업무를 하면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요금이 적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요금과 단말기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하자 “궁금한게 왜 이렇게 많으냐”는 핀잔이 돌아왔다.

알뜰폰에 대한 내용을 모르기는 동료 직원도 비슷했다. “저희도 처음인데다, 위에서 시켜서 급하게 하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다”며 양해를 구할 뿐 설명에는 서툴었다. 결국 동료 직원마저 선불전화카드를 구입한 뒤 데이터와 음성 통화를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런 준비되지 않은 상황은 다른 우체국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B우체국도 종이로 인쇄된 단말기를 유리상자 안에 넣어둔 채 고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우체국에서는 5만5000원 요금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최신 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기본적인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업체에 확인결과 저렴한 요금제에서도 해당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다는 대답을 얻었다. 결국 직원이 엉뚱한 설명을 한 것이다.

이렇듯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가 27일부터 전국 226곳에서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알뜰폰이 준비 부족으로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이미지만 각인 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교육을 다 시켰고, 견본 단말기까지 모두 우체국으로 보냈는데 아직 전시도 되지 않고 있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알뜰폰 담당자 2명을 지정해 판매와 관련된 교육을 시켰다고 밝혔지만, 해당 직원들은 단 1회 단체 교육을 받았을 뿐, 요금제와 단말기 등에 대한 기본 지식도 부족했다.

또 직원들이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알뜰폰을 판매해도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인센티브가 없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결국 다른 업무와 함께 알뜰폰 판매까지 더 해져 판매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처음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며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점은 이미 우정사업본부의 알뜰폰 판매 준비 당시부터 수차례 제기돼 왔다. 또 알뜰폰 판매 준비도 8월말부터 본격화돼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판매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우체국 알뜰폰 사업자는 총 6곳으로 스페이스네트, 머천드코리아가 LG텔레콤 U플러스 통신망을,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이 KT올레 통신망을, 아이즈비전, 유티컴즈가 SKT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단말기는 피처폰 8종, 3G 스마트폰 2종, LTE폰 7종으로 총 17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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