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7국 장관들이 반(反)인종차별을 강조하는 ‘로마선언’을 채택했다고 EU 옵서버 등 외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장관들은 이탈리아 최초 흑인 여성 장관인 세실 키엥게 국민통합부 장관을 겨냥한 인종차별을 강력히 비난했다.
벨기에의 조엘 밀케 부총리는 이번 로마선언 채택을 주도했다. 조엘 부총리는 이날 “우리는 유럽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며 인종차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일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U 장관들은 로마선언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EU 회원국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유럽의 다양성 보장과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2014-2020 협약’을 승인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어떤 형태가 됐건 차별과 편협함은 부끄럽고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며 “우리는 이를 묵과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EU 장관들은 EC가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앞서 인종차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EU 모든 회원국은 반인종차별 법제화를 마무리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사법적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선언은 경제위기 속에서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바탕으로 정치 세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비난했다.
인종차별적 행동은 이탈리아 북부연맹 당수인 로베르토 칼데롤리 상원 부의장이 지난 7월 키엥게 장관을 오랑우탄으로 비유하며 시작됐다.
이는 키엥게 장관을 향해 바나나를 던지고 지방 도시를 방문할 때 사형 집행에 사용되는 올가미를 미리 여기저기 걸어놓는 등 여러 형태로 계속돼 왔다.
이아니스 마켈라키스 그리스 내무장관은 “그리스 정부는 인종차별과 외국인혐오 움직임 등을 억제하면서 군대 형태의 범죄조직이 암약하고 있는 신나치세력인 황금 새벽당을 와해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EU가 경제위기와 실업률 증가로 발생하는 이러한 사회 병리 현상을 막을 수 있도록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