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유소 '혼합판매' 눈치보기- 김유진 산업부 기자

입력 2013-08-08 10: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가 석유 혼합판매 활성화를 위해 나선 것은 환영합니다. 그런데 주유소는 정유사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눈치도 봐야 하는 입장이어서 정작 혼합판매를 시행할지는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유소 석유 혼합판매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섰지만, 정작 주유소 업주들은 아직 눈치만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주유소협회와 함께 지난달부터 혼합판매를 희망하는 주유소의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제도 시행 이후 석유를 혼합판매하는 주유소가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자 직접 개입한 것이다. 양 기관은 혼합판매 희망 주유소를 대신해 정유사와 계약변경 협상을 진행하고, 공정거래를 위한 사후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주유소들이 정유사와의 암묵적인 전량 구매계약 관행을 해소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주유소 업계의 반응은 시원찮다. 혼합판매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 없다.

그동안 주유소는 정유사와 전량 구매계약을 하는 대신 보너스카드와 자금 등을 지원받았다. 아무리 혼합판매를 좋은 조건에 한다고 해도 일괄적 공급에 비해 혜택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혼합판매로 인한 기름값 인하 효과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혜택이 떨어진다는 것은 곧 고객도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소비자들은 혼합판매에 대해 불신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존 주유 혜택이 사라질까 걱정하기도 하고, 물 한 잔을 마셔도 여러 상표의 물을 섞어 먹지 않듯, 기름도 섞기 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유소가 정유사의 눈치를 보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찾아 주지 않으면, 정부의 이번 개입은 동족방뇨(凍足放尿·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정부는 소비자가 혼합판매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이 없다면 주유소들의 눈치보기는 끝나지 않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연휴에도 이렇게 덥다고요?…10년간 추석 날씨 어땠나 [해시태그]
  • “축구장 280개 크기·4만명 근무 최첨단 오피스” 中 알리바바 본사 가보니 [新크로스보더 알리의 비밀]
  • 법원, ‘티메프’ 회생 개시 결정…“내달 10일까지 채권자 목록 제출해야”
  • 단독 직매입 키우는 ‘오늘의집’…물류센터 2000평 추가 확보
  • 최초의 ‘애플 AI폰’ 아이폰16 공개…‘AI 개척자’ 갤럭시 아성 흔들까
  • "통신 3사 평균요금, 알뜰폰보다 무려 3배 높아" [데이터클립]
  • 삼성 SK 롯데 바닥 신호?… 임원 잇따른 자사주 매입
  • 문체부 "김택규 회장, 횡령ㆍ배임 사태 책임 피하기 어려워"
  • 오늘의 상승종목

  • 09.1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7,440,000
    • +3.12%
    • 이더리움
    • 3,184,000
    • +1.11%
    • 비트코인 캐시
    • 439,000
    • +4.2%
    • 리플
    • 729
    • +0.97%
    • 솔라나
    • 183,000
    • +4.04%
    • 에이다
    • 466
    • +0.43%
    • 이오스
    • 664
    • +1.22%
    • 트론
    • 206
    • -1.9%
    • 스텔라루멘
    • 127
    • +2.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66,200
    • +9.15%
    • 체인링크
    • 14,270
    • -0.07%
    • 샌드박스
    • 344
    • +1.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