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후퇴’ 정상영 KCC 명예회장, 회초리 들고 나선 까닭

입력 2013-08-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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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악화 등 위기 판단…사보 통해 직접 쓴소리

“위인설관(爲人設官, 사람을 위해서 벼슬자리를 만듦) 방식으로 조직을 만들어 불 필요한 직책을 부여했던 종래의 연공서열주의는 철저히 배척하겠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쓴 소리를 내뱉었다. 2세 경영이 안착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건축경기 악화 등으로 회사가 위기에 봉착하자 회초리를 든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5일 사보를 통해 “아직도 입사 몇 년 차이며 과장 몇 년 차라는 등 연공에 따른 승진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연공은 능력에 우선할 수 없고, 승진은 연공보다는 능력에 따라 결과가 지워진다는 점을 다시금 천명해 직위는 연공서열이 아니라 능력의 서열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기계발의 노력에 의한 능력 향상은 스스로 승진을 부를 것”이라며 “앞으로 직위를 연공서열로 운영하기보다는 능력의 서열로 운영하기 위해 그에 맞는 조직으로 개선, 운영해 가겠다”고 혁신의 뜻을 밝혔다.

최근 KCC는 건축자재 등 기존 사업 영역의 시황 악화에 더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태양광 사업의 불황까지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다. 이에 정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 위기 탈출을 위한 임직원들의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명예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맞출 것을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정 명예회장은 “권한과 책임은 직위가 아니라 직책에 부여되는 것”이라며 “모든 구성원은 크든 작든, 많든 적든, 무겁든 가볍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각자의 직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보다는 권한이 많아 권한 남용을 초래한다거나, 권한보다 책임이 클 경우 아예 권한 행사조차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해 업무가 정체되는 큰 화를 입고 있다”며 “자신이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소위 권위주의가 발생하고 조직원들 간에 불화와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흔히 ‘회장의 지시’를 빙자해 자기 권한 행사의 배경으로 삼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신의 권한이 보스로부터 비롯된다는 잘못된 믿음이 권한 남용의 발생 원인이 된다”고 경고했다.

정 명예회장은 좋은 리더의 자세로 구성원들을 배려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일방적인 명령이나 금전적인 보상 등으로 부하들을 이끄는 시대는 지났고, 자신의 권한이나 직위에 의존하는 리더는 가장 흔히 볼 수 있지만 가장 최악의 리더”라며 “사랑과 열정으로 앞장서서 뒷바라지하는 리더라야 존경받는 좋은 리더가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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