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부터 분데스리가 해설을 맡으면서 주변으로부터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다. 독일 축구의 저변이 넓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유럽 축구의 저변을 이야기 할 때 잉글랜드와 더불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리그가 독일 분데스리가인 만큼 리그 구성을 궁금해 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우선 정답부터 말한다면 “정확히는 알 수 없다”가 답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독일은 3부리그까지 프로다. 3부리그까지는 분데스리가라는 명칭을 쓴다. 분데스리가, 2부 분데스리가, 3부 분데스리가 등이다. 3부리그 선수들까지는 직업 선수다. 물론 모든 3부리그 선수들이 오로지 축구만을 직업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 생활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직업을 가진 선수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프로리그로서의 3부리그 역사가 길지 않고 구단별로 재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007-08 시즌까지 3부리그는 존재하지 않았다. 1,2부리그만이 프로리그였고 3부리그격인 레기오날리가(지역리그)가 있었다. 하지만 2008-09 시즌을 기점으로 3부리그가 정식 출범했고 현재의 레기오날리가는 4부리그를 지칭한다.
1,2부리그는 각각 18개팀이 속해 있다. 3부리그는 20개 팀이다. 3부리그까지는 전 독일을 활동 권역으로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인 레기오날리가(4부리그)부터는 독일을 일정 권역을 나누어 리그를 진행한다. 레기오날리가는 전 독일을 북부·북동부·서부·남서부·바이에른 등 5개 권역으로 나눈다. 권역별로 16~20팀이 속해 있다.
5부리그는 오버리가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오버리가는 4부리그인 레기오날리가에서의 5개 권역이 좀 더 세분화 된다. 북부 4부리그가 4개 권역으로 세분화되고, 북동부와 바이에른 리그는 각각 2개, 서부와 남서부 리그는 각각 3개의 리그로 나뉜다. 5부리그 각각의 권역에서 승격권에 오른 팀들이 상위 4부리그로 승격하는 시스템이다.
6부리그 이하의 구성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로 상위 리그의 권역을 더 세분해 리그를 구성하고 마찬가지로 승강제가 실시된다. 하부리그로 내려갈수록 활동 권역의 면적은 자연히 줄어든다. 때문에 재정 기반이 약한 팀들은 원정경기를 위해 이동하는 거리와 비용 등을 낮출 수 있다. 6부리그는 페어반트리가(동맹/조합리그) 혹은 란데스리가(지역리그)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지역에 따라 명칭의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이 같은 이름은 주로 6부리그를 지칭한다.
7부리그 이하도 당연히 존재한다. 딱히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읍 리그, 면 리그, 동 리그 쯤으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다.
독일축구협회(DFB)에 따르면 2012-13 시즌은 공식적으로 13부리그까지 진행됐고 서로 다른 2344개의 세분화된 권역이 존재했다. 1부리그부터 13부리그에 이르기까지 정식으로 활동한 팀은 3만3633개 팀이었다. 한 팀당 최소한 11명씩으로만 계산해도 약 37만 명의 등록 선수가 활약한 셈이다. 물론 이는 최소한의 인원을 감안한 것인 만큼 팀당 15명으로만 계산해도 등록 선수 숫자는 5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상하부 리그의 구조는 피라미드 구조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분데스리가 정식 출범 이후 50 시즌을 치른 분데스리가에서 1부리그를 단 한 시즌이라도 경험해 본 팀은 단 52개 팀에 불과하다. 이 중 단 한 시즌만 1부리그를 경험한 팀도 7팀이나 된다. 한때 1부였지만 지금은 5~6에서 활약중인 팀도 있다. 물론 그나마 역사 속으로 사라진 팀에 비해서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